한국 개신교신학과 윤리

ㆍ작성자	김종혁
ㆍ작성일	2003-10-07 (화)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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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리더십
일본이 경제대국이고 군사대국인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일본의 국방비가 우리나라 전체 예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겠지요.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국방예산을 쓰고 있는 것이 일본이고 또 동남아시아를 비롯해서 세계 각국이나 국제기구에 투자한 돈을 기반으로 해서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는 시도를 계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유럽의 프랑스나 독일과 다른 점은 연합체로서의 지역블럭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매우 커다란 차이인데, 프랑스나 독일은 거대한 유럽연합을 기반으로 해서 미국과는 다른 독자적인 노선을 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이 동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지역블럭을 만들고 거기에서 대표적인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은 그리 많아보이지 않습니다.

우선 일본이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동아시아 블럭에서 리더쉽을 발휘할 수 없는 이유는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배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독일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말이죠. 아직도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의 침략에 대해서 잊지 않고 있으며 항상 경계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일본이 리더쉽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두번째로는 미국의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일본은 미국에 점령당한 경험이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일본의 정치나 군사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 일본을 점령한 후 일본이 다시는 침략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군대를 갖지 못하도록 헌법을 뜯어고쳤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군대 이름이 자위대인 것이지요. 현재 군대를 갖을 수 없다는 일본의 헌법이 명목상의 조항일 뿐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헌법의 존재 자체는 일본의 대외적 영향력 행사에 큰 부담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영향 때문이겠지만 일본 군사력의 주축은 감시와 첨보활동에 적합한 방위체계라고 합니다. 즉 한국과 대만 등의 자유세계를 보호하기 위한 후방기지 역할을 했던 일본은 한국에서처럼 육군 위주의 군사력이 아니라 감시용인 해군과 공군 위주의 군사력을 키워 왔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균형적이라 할 수 없는 것이지요. 뭐 그래도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갖출 것 다 갖추겠지만...

결론적으로 일본은 한국이나 대만과 같이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미국의 강력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국제사회에서 리더쉽을 발휘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항상 미국의 뒤꽁무니를 따라 가겠지요. 또한 역사적인 과외 때문에 지역블럭을 대표하는 국가가 될 수도 없는 것입니다. 하나 변수는 중국의 성장인데, 중국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성장하여 조만간 미국을 견제할 수 있을정도의 국력이 되었을 경우 과연 일본과 한국이 중국과 같은 노선을 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은 생각해 볼만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미래의 통일한국이 일본과는 달리 대미종속성을 약화시키는 데 중국이라는 카드가 유용할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는 있을 것 같군요. 마치 북한이 중국과 소련 사이에 갈등이 있을 때 독자적인 노선을 취해 발언력을 높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