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사 속의 한국교회 - 제3교회

가톨릭 신학자인 월터 벌만의 'Coming of the third church, [제 3교회의 도래]'라고 하는 대단히 어떻게 보면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데 한 10여년전에 출판되었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이천년의 교회 역사 가운데 교회가 제1교회, 제2교회, 제3교회의 모형으로 발전해 왔는데, 제1교회는 한마디로 말해서 희랍정교회를 상징으로 두고 있다. 제1교회인 이 희랍정교회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신비적인 경험을 강조하는 예배의식, 초대교회에 가장 가까운 신비로운 예배의식이 장점이다. 어떻게 보면 예배학적으로 봐서 로마 가톨릭교회의 예배의식 보다도 훨씬 초대교회에 가까운 그런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십자가와 부활을 이 성례전적 의식으로 끊임없이 해석해 나가는 그들의 예배의식이라고 하는 것은 개신교가 다시 한번 받아들여서 재해석해야 될 중요한 유산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 벌만이 하는 말이 이 제1교회인 희랍정교회의 가장 큰 약점은 예배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역사속에 현존하는 그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이 약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복음이 어떻게 역사를 변혁해야 되느냐라고 하는 원초적인 명령에 대해서 교회는 자기 전통 유지 정도로만 끝났지, 그 역사에 대한 책임을 외면한 것이 희랍정교회의 실패이자 약점이다. 그래서 제일 처음에 침묵의 교회, 소위 아침에 지는 별이라고까지 표현을 했다.

제 2교회를 벌만은 대략 주후 500년에서부터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주후 1000년의 보나파지 8세 이후로 종교개혁이 일어날 때까지 500년이라고 하는 중세 때의 교황중심의 절정을 이루었던 구라파와 미국을 거쳐서 생겨난 개신교회, 서구라파의 개신교회 그래서 뭉뚱그려 구라파와 미국의 개신교회이다. 소위 말하는 선진왕국의 기독교는 제 2교회 모형을 계승하였다. 제 2교회의 가장 큰 핵심은 제도성에 있었고 강조점이 제도와 그리고 조직의 확대에 있었다. 상당부분 제도성을 강조하면서 교황권이 나오고 개신교 초기단계는 그렇지 않았으나 이것이 점차 교회분열을 거쳐서 소위 점차 19세기로 세계 선교로 나가면서부터 제도화로 개신교회가 줄달음치면서 벌만의 말을 빌리면 처음 교회의 종말론적인 신앙사상을 잊어버렸다. 조직이 강화되면서 처음 사랑을 잃어버린 교회, 아침에 지는 달 이렇게 표현했다.

벌만은 제 3교회론을 19세기말부터 21세기를 거쳐서 이제 대략 새로운 천년시대에 등장할 아시아에서도 특별히 로마 가톨릭교회를 중심으로 해석했지만, 아시아에서도 한국교회, 제3 교회는 소위 제 3세계와 맞물렸기는 해도 가장 중요한 핵심이 가난과 전쟁과 질병과 정치적인 압박을 아는 사람들이다. 오랜 세월 고난을 경험한 사람들과 그들이 지금 소유하고 있는 신앙 특히 부활 신앙이 중요하다. 삶의 아픔과 그속에서 부활신앙이라는 양극적 상황, 이것이 핵심이다. 그러면서 21세기를 주도해 나갈 21세기의 교회는 어쩔 수 없이 이 제 3교회인데 벌만이 강렬하게 제 3교회에 주는 메시지는 제1교회처럼 예배가 소중하지만 예배에 묶이지 말고 제도가 교회에 필요하지만 제도에도 묶이지도 말고 제 3교회가 앞으로 지구상의 영적인 센터가 되려면 부활신앙으로 돌아가달라. 이념이 아니라 부활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스도의 부활만이 인류의 유일한 소망이요, 구원의 근거이기 때문에 교회는 부활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 부활신앙은 동시에 제1교회와 제2교회가 할 수 없는 역사 속 인류의 아픔들을 치유하는 소위 Healing Community의 모토이다. 그래서 제3교회는 부활공동체이면서 사람의 아픔들을 치유하는 치유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이데올로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부활의 소망으로 치유하는 양면성으로 하는 것이다. 듀크대학의 조직신학교수인 헤른즈라고 하는 사람이 이것을 "Christ Praxis"라고 하는 말로 표현했다. 즉 그리스도 중심의 역사변혁이다. 이것이 지금 대략 벌만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신학자들이 양극을 함께 통합하는 그런 미래상의 교회를 우리에게 지금 제시하고 있다.

2. 한국교회의 "實"과 "虛"

實 - 근대화, 의식혁명, 교회성장, 사회참여

虛 - 권위주의, 율법주의, 신학의 흐름

나는 한국교회가 근대화 과정에서 문화혁명의 업적을 남긴 것이나, 신교육이나 무속운동이나 청년운동이나 여성운동이나 의료운동을 통해서 근대화를 일으킨 가장 원초적인 근거가 개신교회에서 일으켰다고 본다. 그것이 한국교회의 역사와 문화혁명의 핵심이라고 봤다. 동시에 왜정 때에는 민족주의와 사회개혁을 통해서 역사 속에서 민족 정체성에 대한 의식혁명을 고취한 것도 한국교회의 공헌이라고 생각한다. 세번째 한국교회가 공헌했다면 소위 60년대, 70년대, 80년대 중반까지 교회성장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대형교회들과 그러면서 동시에 한국교회가 1970년대 인권운동과 도시선교를 통해서 사회참여에 대한 공헌을 남긴 것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개신교는 한국의 민족사와 함께 그 아픔을 함께 나눠 온 유산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찬란한 신앙적인 업적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90년대 이후로부터 경험하기 시작하는 이 虛는 무엇인가? 여전히 우리의 교회 밑바닥에는 유교적 계층화가 깔려있는 권위주의와 많은 경우에 교회의 계층화, 남성주의 등 더군다나 권위주의로 인한 여성경시같은 사상은 여전히 교회를 샤머니스틱한 영향 아래 두고 있다. 어느 보수파 교단 교수의 글을 봤더니 요새 개신교 목사들이 목사라고 해 놓고는 사실상 제사장이라고 부르고, 새벽기도회를 새벽제단으로 바꿨고, 헌금을 제물로 바꿨고, 신학교를 선지학교로 바꿨고, 강단을 제단으로 바꿔버렸다는 것을 글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다. 상당부분 한국교회가 개신교라는 이름으로 율법주의화 되어버리는 그런 경향을 교권주의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지난 백여년 동안에 신학의 흐름은 보수주의, 진보주의 신학, 세속신학, 자유주의 신학, 토착화신학, 민중신학으로 이어져 왔지만, 한국신학의 형성 가운데 소위 보수주의나 진보주의나 세속신학이나 토착화신학의 글은 많아도 교회신학이라고 하는 글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4만교회를 자랑하고, 지금 천이백만 신도를 자랑하는 한국교회안에 교회신학이라고 하는 몇권의 책들을 읽어봤더니 거의가 교회론에 대한 역사적 분석만을 했을뿐 한국교회에 대한 신학적 분석은 과감히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신학의 결핍은 목회신학의 그릇까지도 안 가져왔기 때문에 한마디로 말한다면 신학교육과 목회현장 사이에 자연이 갭이 생길 수밖에 없는 운명을 내부에 갖고 있었다. 모든 신학교육은 거의가 성서신학, 조직신학, 역사신학으로는 이어져도 이것이 교회를 예배(service)하는 신학으로는 전환하지 못하는 그것이 어떻게 보면 교회신학이나 목회신학의 결핍에서 기인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였다.

3. 새로운 도전 - 21세기 역사의 도래(공산왕국의 붕괴,기독교왕국의 쇠퇴,기술왕국의 태동)

왜 신학적 교회론이 문제가 되는 것인가? 우리 안으로 교회가 침체해 들어갔다라는 역사적 경험도 문제지만, 바로 오늘의 교회를 침체로 몰고가는 가장 큰 원인은 역사의 변혁 때문이다. 교회협에서 이성희목사님이 발표한 글을 보내주셔서 잘 읽었는데, 대단히 좋은 글이었다. 21세기에 대한 인간이나 세계역사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성희목사님의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다만 나는 여기에서 두세가지만 간단히 말하고서 이것이 교회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간단히 논구하겠다.

맨처음 우리가 소위 말하는 공산왕국의 붕괴로 인해서 나자신을 포함해서 반공이데올로기속에 철저하게 틀을 가지고 있던 한국교회가, 소위 교회성장, 교회신앙의 의식구조가 이제는 공산왕국의 붕괴와 함께 이데올로기의 종식이 앞으로 한국교회의 이념적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념 공백(ideological blank)의 시기에 바로 공산주의가 우리에게 붕괴를 가져온다고 하는 역사적 경험이 우리에게 하나의 이념적 공백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것이 한국교회에 혼란을 가져오는 역사적인 사실이다. 또한 서구 기독교 왕국의 쇠퇴가 새로운 도전이다. 제도로서의 혹은 조직으로서의 교회붕괴는 영적인 공백시대를 한국교회에 제시하고 있다.

강력하게 역사에 등장하는 하나의 거물(New Giant)은 과학기술왕국의 도래가 아닌가 생각한다. 전문성과 업적성이라고 하는 이 양면성 속에 인격형성과 인간판단의 기준이 이 두가지로 저울질되고 있다. 바로 이 두가지라고 했을 때 그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극히 전문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교회가 복음을 외칠때에 균형과 상관성이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까? 거꾸로 말하면 한국교회의 주먹구구식 설교, 주먹구구식 예배, 주먹구구식 목회는 바로 이 전문성이나 업적성을 강요하는 21세기의 정신(mentality)에 자연히 배척받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노력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노력하는 핵심적인 메시지가 전문성을 강요하는 시대성에 부합되지 않는, 소위 말하는 상황점(point of context)을 잊어버리고 있는 사실이 문제다. 교회가 얼마나 열심인 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교회가 얼마만큼 현대인의 마음속에 어떤 접촉점을 찾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바로 이 균형의 문제가 지금 거꾸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하나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4. 한국교회의 미래

1) 교회정체성의 회복 - 5가지 교회유형 : 제도, 영적교제, 성례전, 설교, 선교

제6의 신학 : 하나님 나라 - 역사 - 교회

내가 쓴 [신학적 교회론]은 한 200여권의 저서가 인용된 책인데, 가장 중요한 두가지 동기가 전체 흐름에 깔려 있다. 그것은 성서적인 모티브하고도 관계된다. 구약 이스라엘 민족의 민족공동체 형성과정에 가장 다이나믹했던 것은 가나안 땅의 열두지파 동맹. 그 이전에 출애굽 사건에서부터 열두지파 동맹 때까지의 이스라엘 공동체야 말로 이스라엘 민족사 속에 가장 다이나믹했던 공동체 형성의 과정이었다. 거기에 중요한 포인트는 내 백성이 되는 대신 너희는 제사장 같은 나라가 되는 것이다. 제사장 나라 라는 말은 아론의 제사장 계보가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 자체가 우주사 속에, 다시 말하면 이방의 민족사 속에 하나님의 한 증언자로서 세워졌다는 뜻이다.

바로 이러한 하나님과 제사장과 이스라엘과 세계와의 전체 역학관계에서 이스라엘 공동체라고 하는 것은 제사장 중심이 아닌,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관계였다, 그 관계는 세계를 대변하는, 선교동기(missionary motive)를 가진 이스라엘 공동체였다. 이 시기는 이스라엘 공동체가 살아 있었다. 누구도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 사이에 개입할 수 없었다. 모세도 아니고 아론도 아니고 누구도 아니었다. 바실레아(하나님의 통치)와 라오스(하나님의 백성) 사이의 관계성이, 다이나믹을 이루었던 이스라엘의 공동체성이, 다윗과 솔로몬 집권시기에 깨지기 시작했다. 왜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사이의 이 다이나미즘을 절대왕국이라고 하는 다윗이 이것을 쟁취하려고 하고, 솔로몬 때 와서 이것을 더군다나 파괴시킴을 성서를 통해 안다. 열왕기하 마지막에는 다윗이 개월동안 전국인구조사를 하는데 하나님이 심판을 하시는 대목이 나온다. 그리고는 온 역병을 전국에다가 퍼지셨다. 인구조사를 하려는데 왜 심판을 하셨을까? 놀라운 일은 하나님께서 다윗의 모티브를 보셨다는 것이다. 다윗의 인구조사 목적은 전국을 조사해서 국영화하려고, 왕실화하려고, 또 인구조사의 두 번째 목적은 여성을 전체 왕실의 노예화하려고, 남자들은 군인화시키려는 목적이었기 때문에 하나님은 다윗을 치셨다.

그러면 통일왕국 멸망후 끊임없이 남북으로 갈라져서 수없는 왕실의 타락에 대해서 예언자들이 외치는 내용이 무엇일까? 엘리아, 엘리사, 아모스, 호세아 등 주전 587년 바벨로니아에서 망할 때까지의 예언운동의 핵심은 다시 시내산 언약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이것이 무슨 뜻인가? 이스라엘에 있어 핵심은 하나님의 주권성과 그 주권성에 충성해야 될 이스라엘의 공동체성이다. 이스라엘의 초기 공동체가 역사종말론적인 공동체였다고 한다면, 왕실을 중심으로 했던 성전중심의 공동체는 철저하게 제도화되었던 것이다. 두 모티브의 문제는 공동체를 역사 종말론적인 모티브에서 보느냐 공동체를 왕실제도의 성전중심에서 보느냐이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해서 그 안에 성막이 필요하고, 회당이 필요했던 것이다. 회당과 성막의 성격을 보면 끊임없이 움직여 나가는 것이다. 반대로 성전은 철저하게 하나님의 임재나 백성들을 한 공간에다 묶어두는 것이다.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과 함께 처음 교회 예루살렘이나 안디옥이나 이방교회의 가장 핵심은 하나님의 나라가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났을적에, 그리스도의 십자가 부활사건이 일어났을적에, 그것을 경험한 처음 기독교 교인들이 모이기 시작한 공동체였다. 이것이 가톨릭과 우리와 근원적으로 갈라지는 이유다.

그러나 바울적인 해석에서 보면 하나님 나라는 사도도 중요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각각 다른 은사를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다. 그러니까 초대교회의 핵심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그를 경험하고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사이의 관계로 초대교회의 단합이다. 이것이 중세에 오면서 무너졌다. 교회가 철저히 제도화되어서 그 생명력이 약화되었다. 루터나 칼빈이나 웨슬리나 쯔빙글리나 종교개혁이 뭐냐면 교황중심의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 교회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개신교와 가톨릭의 가장 근원적인 것이 피상적인 제도가 아니라 신학적인 교회론의 모티브에서부터 갈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5. 한국교회의 미래(1)­교회정체성의 회복

이것은 가톨릭 신학자인 에브리 덜레스(Avery Dulles)가 내놓은 '교회의 모형'이라고 하는 책 가운데 내놓은 대단히 중요한 교회론으로 제가 이 책은 짧은 책이지만 대단히 높이 평가하는 책이다. 교회론 책 가운데 간결하게 2000년의 교회론을 이렇게 간결하게 요약해 놓은 것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1) 제도중심의 교회

제도로서의 교회의 중세교회이다. 중세의 장점은 통치성에 있지만 약점은 영적 역동성을 잃어버리는 데 있다. 거기에 대한 반동으로 나온 것이 영적 코이노니아라고 할 수 있다.

2) 영적교제 중심의 교회

영적 교제란 이것은 주로 분파운동이다. 정파운동이다. 예를 들어서 메노나이트 같은 운동이요, 아나뱁티스트, 퀘이커, 모라비안 심지어 몰몬교 같은 것도 조금 변질된 것이지만 이것들은 다 대개 영적 코 이노니아를 강조한다. 이런 교회론의 가장 큰 약점은 반역사적이라는 것이다. 언제나 역사를 도피한다. 그리고 반문화적인 성격을 가진다.

3. 성례전 중심의 교회

이것은 20세기에 가톨릭 신학자 칼 라너를 중심으로 하는 일종의 새로운 신학적인 교회론이다. 말씀이 육신이 되었는데 그것이 성례전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래서 교회를 다시 신비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성례전 중심의 교회는 개신교가 받아들여야 될 부분이 많지만, 이 교회론은 항상 신비적으로 빠질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4. 설교중심의 교회

교회는 설교와 소위 말씀사건이다. 장점은 언제나 말씀 선포를 통해서 신앙이 사건화되어가는 장점이 있다. 특히 칼 라너같은 사람이 개신교 목사는 왜 말씀이 the word가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가 became flesh, 말씀이 성경에는 육신이 되어야하는데 왜 개신교 목사들은 항상 인간의 말로만 나타나느냐. 그래서 육신이 되질 아니하고 목사들의 말로만 자꾸 나타나느냐는 비판을 가했는데 이것은 가톨릭이 우리에게 주는 예리한 비판이다. 말씀 사건은 가장 결정적인 약점이 소위 공동체를 형성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코이노니아나 그리스도에 연합된다는 관계성이 항상 결여되기 때문에, 공동체를 형성시킬 근거를 마련하지 못한다.

5. 선교중심의 교회

이것은 WCC에서 나왔던 소위 하나님의 선교신학(Missio Dei)개념이다. 이것이 지난 20-30년 동안 세계 교회를 주도했던 가장 중요한 신학적 개념이다. 하나님이 선교의 주체이고 하나님의 역사의 자리는 세계이고 교회는 증언하는 공동체다. 그동안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라는 이름으로 선교를 해왔는데 이는 마치 교회가 세계를 변화시키는 주체로 전락해 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Missio Dei신학은 모이는 게 약화되고 영성이 약화되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WCC는 웁살라대회 이후 나이로비나 뱅쿠버대회에서 다시 영성을 강조하기 시작한다. 선교신학에 대단한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신학을 분석해 봤더니 종말론과 시간성의 개념이 취약하다. 선교신학에는 시간성이 없다. 하나님 중심이요, 세계의 교회라는 구조는 있는데 시간성이 없었다. 종말론적인 시간개념이 빠져 있었다. 즉 역사의식이 없다는 말이다.

6. 한국교회의 미래(2)­교회의 구조화(예배, 교육, 코이노니아, 선교)

다섯가지 모형이 가지고 있는 기능들은 제도, 코이노니아, 성례전, 설교, 선교이다. 이것은 교회가 빠뜨려서는 안될 기능이다. 그런데 이 기능을 교회의 존재론으로 착각했을 적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다섯가지는 교회가 수행해야 될 아주 소중한 공동체의 기능적인 표현이지만 그 자체를 교회의 존재론으로 정체화했을 때는 제도가 교회의 존재론이 되고 코이노니아가 교회의 존재론이 되고 성례전이 교회의 존재론이 될 적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됐을 적에 바로 교회중심이 되고 이러한 교회들은 인간중심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교회론을 갖고서는 다가오는 역사의 도전 앞에 대응할 수 있는 신학적인 틀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러한 5가지 기능은 교회의 정체성이 신학적으로 재정립이 되고나면 다시 필요한 것이다. [신학적 교회론]을 쓰면서 접하게 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강력하게 흐르고 있는 세계신학 속의 한 흐름을 발견했다. 이것이 그동안 숨겨져 있었기 때문에 다섯가지 모형 다음으로 제언하고 싶어서 제6의 신학이라 불렀는데 그것이 바로 칼 바르트에게서 시작하여 위르겐 몰트만, 가톨릭의 신학자인 리차드 맥브리언, 한스 큉, 튀빙겐대학의 성서신학자인 게라르드 로핑크, 피터 호지슨으로 이어지는 신학자들의 중심사상이다.

그 요지는 교회란 제도나 교제나 성례전이나 설교나 선교라고 하는 소위 기능적 모티브로 해석해서는 교회의 정체성을 알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회를 기능적인 모티브로만 보아서는 교회의 정체성은 절대 알 수가 없다. 그러면서 교회의 미스테리를 해결하는 길은 역시 초월적인 모티브에서 봐야 하는데 그 초월적인 모티브 가운데서도 역시 하나님의 나라 개념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역사를 창조하시고 인간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개입하셔서 심판과 은총으로 끊임없이 역사를 하나님의 뜻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하나님의 역사개입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 목회자나 한국교회나 신학적 패러다임의 전화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다. 교회는 교회가 살기 위해서라도, 교회의 모티브는 하나님의 나라에서부터 봐야 한다. 하나님이 역사 속에 무엇을 드러내시고자 하는가? 이것이 제 6 신학의 근원적인 모티브이다.

그러면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 안에서 몰트만이 해석했듯이 십자가 부활과 재림의 약속가운데 하나님의 통치성이 실현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안에서 하나님의 역사통치를 완성하시고 그 미래를 남겨두신 하나님의 나라이다. 이천년 동안 흘러왔던 하나님나라, 교회, 역사의 도식에서는 하나님의 나라는 교회를 통해서 구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하나님의 나라는 제 6의 신학의 모티브에서는 하나님의 나라와 그 연관성을 교회가 직접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연관성이 역사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 나라가 이를 구현하는 교회로 이어지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역사로 연결되는거냐 엄밀한 의미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교회만을 위한 하나님의 나라였던가라는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사건은 하나님께서 바울이 고백하는대로 온 세계를 자기에게 화해하시는 우주적 구원의 역사 전체를 구원의 대상으로 삼으시는 하나님의 우주적 구원의 그 내용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순위가 하나님의 나라에 있어서는 교회보다도 더 우선 순위는 역사이고 전인류다.

그렇다면 역사가 무엇인가? 과거에는 우리가 선택받았다는 피택성만 강조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우월성이 자리잡고 있다. 이것을 군국주의(militarism)이라고 부르는데 소위 출애굽동기(Exodus Motive)라고 부른다. 그런데 역사는 하나님의 나라에 비출적에 피터 호지슨의 말을 빌리면 인간이 비록 타락했으나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부활에서부터 약속을 보여주시고, 역사는 타락했으나 그리스도의 부활 때문에 소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는 끊임없이 타락하고 배신하는 역사지만 부활 때문에 구원될 수 있는 자리이다. 하나님께서 역사를 완성하시겠다라는 약속 때문에 타락했으나 샬롬의 자리, 우리가 긍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긍정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긍정할 수 있는 자리, 이것이 역사다. 지금 한국교회 목회와 선교정책 마지막의 문제는 우리가 무얼 하고 있다는 우쭐함, 우리교회가 선교사를 몇 명 보낸 것, 그 밑바닥에는 무엇인지 모를 업적주의 소위 교파주의, 교회주의, 권위주의와 내가 이만큼 신앙으로 위대하다는 우월주의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학적인 패러다임에서 다시 한번 이걸 뒤집어보면 '세계는 하나님의 교구다'라고 전제했을적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역사는 하나님이 하시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증언하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그런 의미에서 역사의식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나가서 뭘 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를 우리의 삶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이 지금 하나님의 심판과 은혜의 자리안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교회까지도 하나님의 심판과 은총 안에 있는 것이다. 그런 역사의식을 가진 자나 신앙을 가진 사람이 정치를 세속의 자리로 보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증언의 자리로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교회가 무엇인가. 교회라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를 분별한 사람들의 공동체인데, 교회라는 것은 집단도 아니고 제도도 아니고, 바로 이 하나님 나라가 그리스도 안에서 역사에 돌입하고 있는 것을 영원한 자기의 삶 속에 하나의 기쁨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결론적으로 교회는 역사종말론적인 공동체다. 교회라는 것은 종말론적 공동체인데 역사를 긍정하는 종말론적인 순례공동체이다. 절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되는 역동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교회가 기본적으로 초대교회의 네가지 신앙적 표현의 구조를 다시 재구성해야 된다고 본다. 이것이 예배 - 케리그마, 그리고 두 번째로는 디다케 - 교육, 그리고 코이노니아 - 떡을 떼는 일, 그리고 디아코니아 - 선교이다. 예배는 단순히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과의 만남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전통적인 예배에서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 사이의 만남으로만 끝나지만 역사종말론적인 교회에서 예배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의 만남이지만 끊임없이 그 예배는 세상의 아픔을 대변하는 예배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 나올 때도 세상의 아픔을 대변하고 세상에 흩어져 나갈 적에도 하나님을 대변하는, 그래서 이 하나님의 백성 개념은 모이고 흩어질 적에 하나님과 역사를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성례전을 앞으로 회복해야 되지만, 그것은 카톨릭에서 얘기하는 신비적인 성례전이 아니라 사실은 오고 있는 나라의 잔치를 미리 맛보는 행위가 떡과 포도주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교육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하나님의 백성 양육인데, 바로 역사 속에서 하나님나라의 증언자로 양육하는 일이 앞으로 기독교 교육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착한 아이 만들기도 아니고, 성경암송 잘하면 상주는 주일학교가 아니다. 주일학교에서, 장년 성서연구에서, 모든 평신도 교육이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백성으로서 역사 안에 현존하면서 하나님의 나라의 증언자로 키우는 일에 교육의 초점이 맞춰줘야 된다.

그럼 코이노니아는 무엇인가? 떡을 떼고 함께 기도하는 것이 코이노니아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 이것은 소공동체에서 제대로 구현된다. 가톨릭에서 지금 성공하고 있는 기초공동체(base community)는 한주간 동안에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서 50명, 100명 단위의 평신도 공동체가 모여서 성경공부하고 헌금하고 지역선교를 위해서 과감하게 그 헌금을 지역에다가 투자하는 그런 운동이다.

그리고 난 다음에 교회 전체가 과감하게 역사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디아코니아 선교활동을 해야 한다. 정말 이 기회에 기독교교육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오는데도 이 한국교회과 선교가 마치 멀리만 있는줄 알고 있는게 문제다. 이러한 선교정책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7. 한국교회의 미래 (3)

목회의 전환(전통적 목회관)

→ 새로운 패러다임(공동체 형성의 지도자)

마지막으로 그러면 한국교회의 미래 제 3번째 이 목회의 전환이 따라와야 한다. 전통적 목회론이라고 하는 것은 munvs triplex라고 한다. 제사장직, 예언자직, 왕권직 이 세가지 직을 munvs triplex라고 하는데 아는대로 제사장직은 성례전과 심방이고, 예언자직은 설교와 교육이고, 그 다음에 왕권직은 교회행정이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오는데 하나님의 백성을 하나님의 나라에 증언자로 나서게 하고 공동체화시켜서 그들을 세계와 역사 속에 내어보내는 양육자, 공동체 형성의 지도자로 만드는 것이다. 니버는 이것을 'pastoral director'라고 한다. 앞으로 목회자는 세가지 기능도 잘 해야 하지만 모든 하나님의 백성을 끊임없이 하나님의 사역자로 키워내는 평신도 사역의 가장 중요한 형성자가 되어야 한다. 하워드 클라인벨도 그런 말을 했지만 목회자가 누구냐? 오케스트라 지휘자이다. 결국은 교인 하나하나가 가진 은사들을 다양한 소리를 내는 하나의 공동체적인 하모니로 엮어내는 기법을 가진 사람이 지휘자라면, 목회자는 각기 다른 은사를 가진 신자들을 하나로 묶어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나가는 그런 분이 미래의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 결국 목회는 하나님의 백성을 공동체화시키는 일을 위해서 헌신하는 설교, 성례전, 교육, 행정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