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신학과 윤리

ㆍ작성자	김진영
ㆍ작성일	2003-12-10 (수)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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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목회 환경을 헤쳐나갈 성경적 리더십
현대 목회 환경을 헤쳐나갈 성경적 리더십

<천안대학교 기독신학대학원 실천신학 교수, 현대목회리더십연구소 소장 김덕수목사>

(다음 글은, 필자의 2002년 국방부 군종실 주최 육해공군 해병대 군목 보수교육 수양회 강의록과, 월간 교회성장 11월-12월호에 실린 원고를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세상적 리더십이 끌어가는 현실 속에서 성경적 리더십으로 무게 중심을 바로 잡고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 과연 무엇이 성경적 지도자와 세상적 리더십에 물든 자를 구별해 주는가? 단 한 마디로 말하기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차라리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께서 기뻐하시는 목회를 하기 위해서 이 차이를 알아야 한다면, 먼저 우리 사회의 리더십의 일반적 현상을 점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 사회 리더십의 현상

정계, 재계, 교육계는 물론 우리 기독교계의 적지 않은 부분을 포함해, 어느 부분을 막론하고 우리 나라의 지도자들이 가지고 있는 리더십관점은 군대 모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것은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과거의 가톨릭 모델과도 유사하다. 어떤 면으로 볼 때 인류역사상 조직측면에서 가장 잘 짜여진 구조가 가톨릭 교회의 리더십 모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조금 후에 다루겠지만 이 두 그룹은 다 파워 (power) 모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사실 이 모델은 우리 나라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이 것은 유교 문화와 권위주의적 문화에서 자라난 우리 나라 국민과 교회 구성원들이 흔히 선호하는 리더십 관점이다.
또 한가지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은연중에 선호하는 리더십 모델은 카리스마적 리더십 모델이다. 그러나 세계경영의 원대한 꿈을 들고 나왔던, 한참 잘 나가던 모그룹의 전말에서 그 결과를 읽게 된다.
이런 리더십 모델의 공통적 특징은 메시아 증후군에 사로 잡혀 있다는 것이다. 어느 날 위대한 지도자나 혜성과 같이 나타나서 우리를 구원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문화에서는 영원한 태양이신 그 분을 중심으로 행성처럼 빙빙 도는 형태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소위 보스 바라보기란 습성으로 길들여진다. 광속으로 움직이는 이 시대에 그가 없으면 결정도 보류되고, 그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모든 것은 다만 기다려야 한다.

무엇이 리더십인가?

영적 지도자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이런 세상적 리더십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분별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땅의 리더십 문화는 매우 권위주의적이고 계층 구조적이며 군사 문화적이라고 하지만, 오늘날 미국의 군대 리더십 개념은 어떠한가?
미육사 웨스트포인트 리더십의 첫 교훈은 ‘리더는 믿을만해야 한다’이며, 둘 째로 ‘자기 자신이 아니라 남에 대한 관심이 그들을 향한 부르심 곧 소명’이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카리스마적 리더는 자기 모순적이며, 자만심이 강하며, 조직보다는 자신을 먼저 신경 쓰고 돌보는 사람이므로 장교는 지도자로서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가를 논한다. 놀랍지 않은가?
맥아더 장군은 퇴임을 하며 미국 육군 장교 후보생들에게 “의무, 명예, 국가.- 이 세 단어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먼저 지배하고, 정결한 마음과 높은 목표를 가지며, 웃을 줄 아는 동시에 우는 것도 잊지 않으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과거를 소홀히 하지 않으며, 진정한 힘은 온화함에 있음을 잊지 않는 겸허한 사람이 되도록 가르쳐 줄 것입니다.”라고 교훈하고 있다.
세계 경찰 행세를 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군대를 유지해야 하며, 그 군대를 위한 통솔력있는 지도자를 양성해내야 하는 미 육군사관학교의 리더십 개념이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일까? 이런 것이 가장 효과적인 리더십이라는 결론에 의해 이렇게 가고 있다면- 그렇다면 우리 기독 지도자인 목회자들은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가?

다음으로, 우리가 종종하게 되는 질문 중의 하나는 “리더십은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배울 수 있는가?”일 것이다.

기독교 교육학자인 갱글(K. Gangel)은 리더십은 배우면서 깨쳐가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리더십은 과학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맥스 드프리(Max DePree)가 말한 것처럼 리더십은 예술에 가깝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예술도 훈련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웨스트포인트 전 교장이었던 팔머(Dave Palmer) 장군은 자신 있게 말한다. “정신병자만 빼고 누구든지 여기로 보내시오. 그러면 내가 그를 리더로 바꾸어 놓겠소.”
우리는 목회자로서 교인들에게 과연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저 아이는 장군감이야”라고 말한다. 그것은 대개 풍채를 보고 말하는 것이다. 비슷한 관점으로, 담임목사 청빙 때도 어떤 사람을 보고는 일견에 저 사람은 안된다고 한다.
또한 “저 사람은 대통령감이야, 저 목사님은 카리스마가 있어”라고 할 때 그것은 그 사람의 타고난 자질을 리더십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나는 오늘날에 흠모할 것이 없었다는 예수님이나 어눌한 바울 같은 사람이 이 시대의 교회에 있다면 그가 과연 리더십 있는 담임목사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구심마저 든다.

만일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라면 웨스트포인트나 수많은 리더십 스쿨은 불가능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들의 결실은 다 무엇이란 말인가?
웨스트포인트 교장이 그렇게 말했다면, 교회 지도자는 상한 갈대 같이 연약한 교인들과 어떻게 사역을 감당해야 할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유명한 선교사였던 사무엘 즈웨머(Samuel Zwemer)는 “당신의 인격은 상한 갈대처럼 약할지도 모르나, 그것이 기둥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인격이 연기 나는 양초의 심지처럼 연약할지 모르지만, 비추는 빛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그것을 경험하는 것이 복음 사역의 기쁨이요 면류관입니다.”라고 했다. 목회자는 노예를 데려다가 말씀과 하나님의 능력으로 세워서 하나님의 종이요 사람들의 지도자로 삼는 사람이다. 따라서 “당신이 기독교 지도자로서 미 육사 교장보다 나은 점이 무엇이어야 하겠는가?”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포춘지가 선정한 미국의 500대 기업은 요즘 구성원들에게 윤리를 가르치고, 웨스트포인트에서는 인격을 가르친다고 했다. 그럼 오늘날 우리의 교회와 목회자로서 우리는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 어떤 면에서 기업과 사관학교의 리더십 훈련과 다르고 더 뛰어날 수 있겠는가? 그것이 오늘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나의 도전이다.

혹자는 목사가 왜 자꾸 기업의 리더십과 군대의 리더십을 논하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영적 리더십을 연구하고 목회에 적용하다 보면, 리더십의 핵심 요소는 그리 많이 다르지 않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만 그것이 얼마나 기독교적 가치관에 근거한 것이며, 성경적 기준에 의해 시행되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은 각 분야에서 리더십 이론을 정립하거나 기여한 사람들의 상당수가 그리스도인이었기 때문에 성경적 가치관에 근거해 발전시켰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리더십을 얘기하면 심리 상담학적 배경에 물들어서 개인별 리더십 스타일을 강조한다. 그러나 지도자는 교회와 사역의 필요에 따라 자기 개인적 스타일과 기질과 취향을 넘어서서 리더십을 발휘해야만 하는 사람이다. 관리자는 자기에 맞는 일만 하면 될지 몰라도 책임자는 그 이상이 요구된다. 웨스트포인트 리더십의 저자도 지적했듯이 사실 경영자의 리더십 스타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굳건한 리더십은 민간사회에서든 군대 사회에서든 결국 도덕적 원리(정의나 선행 등), 고매한 정신적 가치 (충성심, 정직,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등), 이타적인 봉사 등과 같은 이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임을 그는 분별하고 있다. 목회자의 리더십도 동일함을 우리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지 않은가?
물론 그 외에도 목회자에게는 위의 3 영역 외에도 기독교 지도자에게는 몇 가지 더 고려해야 할 리더십의 요소들이 있다.

리더십의 주요 요소

예를 들어 가치, 비전, 조직 변화 요원으로서의 능력, 영감을 주는 카리스마, 목자의 자세,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에 자극을 주는 동기부여 능력, 그리고 종의 도 등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이런 각 영역을 일일이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므로 그것은 다른 기회로 넘기자. 그렇다면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리더십이란

리더십은 다른 사람들을 (따르는 이) 움직여서(동기부여, 능력부여, 영향력 끼치기 등을 통해) 함께 공유하고 있는 하나의 비전(방향, 목표)을 향해 같이 나아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도달해야 할 목표와 현재의 내 모습 사이에 간격 (gap)이 있다. 그것이 갈등의 근본적 원인이다. 그러나 이 갈등이 바로 리더십이 존재할 수 있는 터전이다. 오히려 이 둘 사이의 갭이 크면 클수록 리더십의 여지는 더 많은 것이다. 그 간격이 없으면 리더십도 존재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리더십이란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다.

그런데 너무도 흔히 우리는 지도자의 리더십과 관리자적 특성의 차이를 모르고 혼란스럽게 살고 있다. 물론 그 둘 사이를 너무 지나치게 구별하면 곤란한 점도 있지만 리더십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이 둘 사이에서 무엇이 다른 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리자들은 갈수록 바빠져서 좀체로 만날 수 없다. 그러나 지도자는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열어준다. 관리자는 결정 내려야 할 상황을 회피하나 지도자는 단호한 결정을 내린다. 물론 관리자는 문제 자체를 회피하고 지도자는 문제에 맞서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관리자는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자기 광고에 급급하나 지도자는 공적을 남의 탓으로 공동체 전체의 몫으로 돌린다. 그만큼 당당하기 때문이다. 관리자는 사실을 복잡화하나 지도자는 일체의 사실을 단순화한다. 뿐만 아니라 관리자는 뒷 공작을 하는 습성이 있으나 지도자라면 직접 솔직하게 말한다. 유사하게 관리자는 일이 터지면 타인을 비난하나 지도자는 차라리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다. 관리자들은 열정이 없이 맡겨진 일만 하지만 지도자는 열정으로 사는 사람이며 자신의 직무 이상을 가는 사람이다. 아마 관리자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자기보다 약한 부하를 원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지도자는 자신보다 강하고 유능한 부하를 원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여러 가지 지도자론

세상에는 여러 가지 지도자론이 있다. 그것은 왜 우리에게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첫 째로 타락한 인간 본성론이 있다. 그것은 인간은 죄인이라서 컨트롤할 수 있는 지도자가 없으면 조직이나 교회는 망하기 때문에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둘 째로 실용주의론이 있다. 인간사회는 행정가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누군가 이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것이 지도자라는 것이다.
세 번째로 공포론이라 불리는 것이 있다. 누군가 조직을 위해 권위를 부리지 않으면, 어차피 더 나쁜 지도자가 나올 것이므로 지도자는 있어야한다.
네 번째는 능률론이라 부른다. 우리 속담처럼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모두가 잘난척하면 능률이 떨어진다. 모두가 책임지는 것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능률적으로 조직이 움직이려면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섯 번째는 경험론이다. 대단한 조직이나 큰 교회 혹은 급성장하는 교회들의 공통적 특징은 강력한 지도자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경험이 증거하듯 역시 강력한 지도자가 있어야 교회가 성장한다는 이론이다.
여섯 번째는 제사장론이다. 기독교적으로 말해서, 누군가 우리를 위해 중보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누군가 우리에게 하나님을 계시해 줄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위의 여러 지도자론의 문제점은 아무 것도 리더십을 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은사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 부분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은 당신의 몸을 머리되신 그리스도를 두시고 만드셨듯이, 우리가 인정하든 않든 각 지역교회나 조직에 리더십의 은사와 지도자를 세우신다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선물(은사)이다. 그렇다면 누가 지도자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누가 지도자인가?

모든 지도자는 일하는 방식이 있다. 어떤 힘에 근거해서 일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가를 리더십 파워베이스라고 한다.

리더십 파워베이스

여러 가지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지만 초기의 가장 단순한 연구로 R. L. 피바디(Peabody)의 파워 연구가 있다. 그는 지도자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때, 합법적 권력 (법률, 규칙, 정책 같은 것), 지위 권력, 능력에 의한 권력 (전문성을 무기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 개인적 파워 (personal power로서 존경받는 성품이나 카리스마가 이에 해당한다) 등에 따라 사람마다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물론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아니라,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시대가 되었기에 리더십 파워 베이스도 많이 달라졌다. 정보화 시대에는 과거와 달리 누구든지 조금만 노력하면 전문가들의 지식의 파워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그 것은 시간 문제다. 따라서 이제는 남보다 먼저 보는 사람, 먼저 아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었다. 물론 남보다 깊이 아는 사람은 여전히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다.
기독교계에서 리더십 교육으로 잘 알려진 존 맥스웰목사는 흥미로운 관찰을 한다. 교회에서 누가 지도자이냐 알려면 회의 시간이나 어떤 결정을 위한 토론을 할 때, 사람들이 누구 의견에 제일 신경을 쓰며, 누구 눈치를 많이 보냐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당회에서 담임목사보다 어느 장로의 눈치를 먼저 본다면 그 사람이 실질적 리더라는 것이다. 비록 담임목사가 당회장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때 그 담임목사는 위치적 혹은 신분적 리더(positional leader)이나 그 장로가 실질적 리더 (real leader)라는 것이다. 결국 리더십은 영향력이란 얘기다. 따라서 영적 리더십이란 오스왈드 샌더스의 정의처럼 그리스도와 영적인 사실들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는 무의식적 감화력이며 그의 임재에 의하여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누가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가에 대한 답도 이와 연결하여 도출될 수 있다. 가장 영향력이 많은 사람이다. 그렇다면 가장 강력한 리더십이란 다름 아니라, 자신이 자유롭게 되어 대의 명분을 실현할 수 있으며, 그것을 위해 다른 사람을 섬기며 존경을 받으며, 겸손하지만 스스로 강한 확증을 갖고 있는 정체감과 강한 안정감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런 지도자들은 자신과 조직(교회)이 어디로 가는지 안다. 그래서 따르는 자들이 있다. 그런 면에서 그들은 다른 구성원들과 구별된다.

따라서 필자는 성경적이며 참된 리더십은 권력과 파워(Power)에 근거한 리더십이 아니라 권위에 근거한다고 본다. 흔히 권력으로 번역되는 파워는 본질적으로 남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이다 (Potential for influence). 문제는 파워는 유한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잊는 자는 권력이 영원할 것으로 생각하고 파워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으리라 착각하기에 힘을 휘두르려고 든다.
그런데 권위 (Authority)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힘을 실어주는 권력(파워)이다. 예수님은 누구보다 파워가 많은 분이었으나 (그는 창조주요 기적을 행하는 분이다), 그 힘을 사용하지 않고 절제했으며 그의 사역의 특징은 바리새인과 서기관과 다른 권세가 있는 분이었다는 점이다(막1:22). 이 때 우리말 개역성경에서 권세를 NIV 등은 authority라 번역했다.
영적 지도자는 세속적 힘이 아니라 권세에 기반을 둔다. Eastern College의 사회학 교수이며 목사인 Tony Campolo는 "힘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아도 당신의 뜻을 행하도록 만드는 힘이며, 권세는 당신이 요청하는 것이 합당하고 옳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뜻을 행하기 원하도록 하는 능력이다."라고 간파한 바 있다.
영적 지도자는 힘과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영적이고 성경적인 권세 (인자가 땅에서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는 줄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하노라 -막2:10)에 근거해 일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다음 질문은 ‘무엇이 성경적 리더십인가?’일 것이다.

무엇이 성경적 리더십인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저 사람은 리더십이 있다.’라고 말할 때, 가장 많이 지목되는 사람은 소위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깡패 두목이나 조폭 두목이 가장 카리스마(대다수의 정의에 의하면)가 있는 사람으로 꼽히고 리더십이 강한 사람으로 꼽히지 않을까? 알다시피, 그렇지 않다면 ‘영적 리더십과 세속적 리더십의 차이는 무엇일까?’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영적리더십과 세속적 리더십과의 차이는?

예수님께서는 이방인 집권자들의 속성을 임의로 주관하고 지도자로서 권세를 부리는 것이라 지적하시고 (마20:25), 하나님 나라의 지도자는 섬기는 종 (막10:45)이라는 실로 혁명적 주장을 외치셨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필자는 영적 지도력과 세속적 지도력의 이원적 구분을 거부한다. 그러나 그 둘은 분명히 다르다. 영적 지도력이 세속적 지도력과 어떻게 다르며,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확신이 없는 사람들은 지도자 자리에 서게 되면 효율을 위해 힘을 통해 압력을 가하고 술수를 쓰며 어떤 수단을 써서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리더십은 효율(efficiency)을 우선으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관리자의 자세이며 지도자는 효과성 (effectiveness)에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다.

OMF 선교회를 이끌던 오스왈드 샌더스 (Oswald Sanders)는 세상적 리더십 혹은 타고나는 자연적 리더십과 영적 리더십의 차이를 가장 잘 구별해준 사람 가운데 하나다.
그는 타고난 지도자들의 자연적 리더십 혹은 세상적 리더십의 특징을 자기를 신뢰하고, 사람의 속성을 잘 알며, 어떤 일이 생기면 자기 스스로 자신의 결정을 내리고, 그 마음 속의 야심으로 일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명령을 하고 지휘하기를 좋아하며 독립적인 특성이 있음을 간파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영적 지도자들은 자기를 신뢰하기보다는 하나님 안에서 확신을 가지고 일하며, 사람만 잘 알고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도 알고, 자신의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알려고 내세우고, 세속적 지도자가 야심적인데 반해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고 명령하기보다는 하나님께 순종하기를 기뻐하며, 독립적인 세속적 지도자와는 달리 하나님을 의지하는 특성이 있다고 했다.
필자는 독자들이 과연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겸허하게 검토해 보기를 촉구한다.

이런 개인적 특성 뿐 아니라, 기독교 지도자라면 교회란 공동체와 조직의 측면에서 볼 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공동체 측면에서 본 성경적 리더십의 4 가지 특징

1. 하나님에 대한 인식과 함께 공동체적 인식과 책임 감각이 분명해야 한다. (느1:6, 단9:5)

로렌스 리처즈(Lawrence O. Richards)는 교회 리더십 신학이란 그의 저서에서 리더십의 과제는 건강한 몸을 세우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지적했다. 성경적 리더십의 결과는 무엇이 만들어지는 것인가? 그것은 성경적으로 기능하는 건강한 공동체이다. 그것이 바로 빌 하이벨스 목사가 윌로우크릭 교회를 목회하며 추구하고 주장하던 바가 아닌가? 필자는 성경적 공동체의 회복이 바로 쎌사역을 통한 쎌교회 형성이라고 본다.
성경적이고 효과적인 리더십이 있을 때 지도자는 성도들을 순종을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가게 정렬해 주게 된다. 그 때 지도자는 성도들을 그리스도와 연결시켜 줄 수 있다.
리더십을 고려할 때, 우리는 그것을 절대로 공동체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자기 중심적인 독재적 리더십은 리더십이 아니다. 공동체가 없다면, 우리는 리더십을 필요로 하지도 않을 것이며, 리더십은 다만 공동체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풀러신학교 전 교수였던 레이 앤더슨 박사는 성경에서 말하는 지도자를 살펴볼 때 일 중심이라기 보다 공동체 중심 (관계 중심이 아닌)이라고 통찰력있게 제시하고 있다.

2.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리더십

공동체를 세우려면 먼저 각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라고 한다. 변혁적 리더십(성경적 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에 대해서는 필자의 2002년 1학기 기독신학대학원 미출판 강의록을 참조하라)은 지도자의 성품에 근거해 영향력을 끼치는 힘이다.
변혁적 지도자는 먼저 자기 자신의 변혁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이 시대는 변화를 일으키고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비전있는 지도력을 필요로 한다. 어제의 혁신이 오늘의 전통이 되는 급변하는 이 시대에 이주일의 코메디 한 코너처럼 ‘왕년에...’를 외치는 사람들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3. 미래 지도자를 배가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재생산하는 리더십.

창업자가 죽고 나서 그 영화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리더십은 리더십이 아니다. 개척 목사가 가고 나면 스러지고 마는 교회의 문제는 건강한 리더십의 결여 때문이다. 수많은 기업과 교회가 그 길을 걷고 있다. 잭 웰치도 GE를 건강한 기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첫 번 째로 강조한 것 중의 하나가 차기 지도자를 내놓지 못하는 지도자를 다 자르고, 엄청난 돈을 투자하여 크라이튼빌 리더십 센타를 짓고 Tichy 교수 등을 영입하여 지도자 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늘날 교회는 이보다 더한 노력을 해도 부족할 것이다. 당장 건물만 짓고 대형집회만 여는 것은 성경적 지도자나 21세기 형 지도자가 할 일이 아니다. 여러분이 눈물로 기도로 세운 교회와 공동체가 당신의 전역이나 전근 후에 다 무너져 버린다면 그보다 더 허망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당신이 떠난 후에 그 일을 같은 비전으로 행할 지도자를 세워 놓지 못했다면 그것은 건강한 리더십이 아닌 것이다.

4. 마지막으로, 사역에 있어서 리더십을 행사하는 동기, 태도, 목표에 영성이 있을 때 영적 지도력이라 말할 수 있다.

렘45:5는 우리에게 “네가 너를 위하여 대사를 경영하느냐?”고 도전하고 있다. 리더십은 비전이 있어야 한다며 “10만명의 교인을 달라, 5 만명의 병력이 동시에 예배드릴 수 있는 성전”을 지어 바치겠다는 식의 비전은 주께서 주신 하나님의 뜻이기보다는 자기의 개인적인 꿈일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적극적 사고방식이란 미명하에 비전이란 이름으로 둔갑해 들어온, 허영에 찬 바벨론 왕국 건설의 꿈은 아닌가 기도하며 겸손히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리더십 측면에서 지도자가 잊지 말아야 할 점.

먼저, 지도자는 리더(Leader)이지 촉진자 (facilitator)가 아니다. 좋은 지도자를 인에이블러(enabler)나 촉진자(facilitator)로 보는 개념은 1950년대 미국 문화에서 발흥한 비지시적 상담 기술에서 (non-directive counseling technique)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교회 컨설턴트인 캘러한(Callahan)은 이런 리더십 개념으로 인해 개교회는 역기능적인 지도력으로 인한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룹 상담이나 각종 성경공부 모임에서는 이런 리더십 개념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쎌그룹이나 교회 차원의 리더십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지도자는 의미있는 사역의 성취자이지 단순한 활동가가 아니라는(Accomplish, not activities) 점도 기억하기 바란다.
세 번째로, 지도자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역량 (competence)이 있어야지 일을 계속 유지시키는 (continuing) 정도로는 안된다. 에릭 호퍼는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것을 만들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마지막 질문은, ‘지도자는 어떤 역량이 있어야 할까?’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참된 역량

최근에 필자가 읽은 책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Good to Great란 책이다. Jim Collins와 그의 팀은 Fortune 500에 등장한 회사 중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 11개(Circuit City, Gillette, Kimberly-Clark, Kroger, Walgreens, Wells Fargo 등)를 찾아내고 그 특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연구진은 자신들도 예상 못했던 다음과 같은 매우 주목해 볼만한 결과를 얻었다. 그 중 우리에게 관심이 있는 몇 가지 요소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외부에서 저명한 리더들을 영입하는 것과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도약과는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 오히려 위대한 기업으로 성공한 11개 회사 중 10개 회사의 최고 지도자는 회사 내부 출신인데 반해, 비교 기업들은 6배나 자주 외부에서 CEO를 영입한 것으로 나타난다.
2. 우리는 전략이 좋아야 성공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좋은 회사와 위대한 회사를 구별해 주지 못한다. 평균 이상인 조직은 모두 분명한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3.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커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에만 일차적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오히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무엇을 그만두어야할 지에 대해서도 똑같이 초점을 두었다.
4. 엉뚱한 사람들을 뽑아놓고 그들을 동기부여하거나 조정하느라 고생하지 않고, 좋은 사람을 갖추는데 노력한 조직이다.

Collins의 연구결과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사역의 교훈 한가지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대다수의 회사들은 위대해지지 않는데, 왜냐면 대부분의 회사들이 현재 제법 괜찮기 (good) 때문이다.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 교회를 포함해 대다수의 좋은 조직들은 위대하진 않지만 좋은 단체의 상태로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좋은 것 (good)이 위대한 것 (great)의 적’이란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게 된다. 목회에서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 참으로 위대한 교회, 위대한 목회를 하고 싶다면, 좋은 교회가 되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그럼 우리의 관심인, 좋은 것에서 위대함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지도자는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을까?

열한 개의 위대함에 도달한 기업 지도자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J. Collins는 이것을 Level 5 리더십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전환시킨 리더십의 유형을 발견하고 우리는 놀랐다, 정말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패튼이나 시저보다는 링컨이나 소크라테스에 더 가까웠다 (나서지 않고 조용하며 조심스럽고 심지어 부끄럼까지 타는 지도자로, 개인적 겸손과 업무상 전문가의 의지가 역설적으로 융합된 사람들이었다)”
레벨5 리더십은 개인적 겸양과 직업적 의지를 역설적으로 융합해 지속적 큰 성과 성취해 내는 리더십이다. 사실 이것은 리더십의 being side와 doing side가 잘 조합된 리더십이다. 필자는 이것을 doing side 만을 강조해온 지금까지의 세속적 리더십 훈련과 리더십 개념에 비해, 성경적 리더십에 매우 가까이 접근한 귀한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이 단계5의 최고의 리더십은 단계 1의 능력이 뛰어난 개인적 리더십, 단계 2의 합심하는 팀웍을 통한 리더십, 단계 3의 뛰어난 역량을 가진 관리자형 리더십, 단계 4의 유능한 리더십과 구별되는 리더십이다. 지금까지 세상이 강조해온 최고의 리더십은 단계 4의 지도력이었다. 그 것은 분명한 비전이 있고 책임 의식을 촉구하며 열정이 가득하고, 보다 높은 성취 기준을 위해 사람들을 동기부여하고, 결정된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람과 자원을 조직할 줄 알며. 지식과 재능과 태도에 있어서 뛰어나고 구성원들과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리더십이다. 그런데 좋은 조직을 위대한 조직으로 끌어올린 지도자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겸손의 성품과 자신의 분야에서 확고한 의지가 잘 융합된 사람이라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미 육사에서 가르치는 리더십이나, 경영학계에서 가르치는 리더십 중에 가장 탁월한 것들은 성경적 리더십 개념이 옳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결 론

초기 교회의 위대한 기독교 지도자였던 사도 바울은 고전 4:16에서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권하노니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 했다. 바울이 나를 본 받으라 한 것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기독교 리더십의 모형이다. 그는 열정적 전도자였으나, 심지어 글보다 말에 있어서는 당시의 명 설교자 아볼로보다 어눌했으며 죄인 중의 괴수로 여기는 겸손함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복음의 진리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무도 말릴 수 없는 단호함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그의 삶은 다른 이에게 설교하기 전에 모델이었다. 그의 일상은 따르는 사람에게 부끄러움 없는 본으로 모델이 되는 것이었다.

바울이 나를 본받으라고 한 것은, 위대한 업적과 성취를 이루었고 자신의 비전과 자신의 능력에 있어서 대단해서 자신을 본받으라고 한 것이 아니었다. 고전 11:1을 보면 그가 자신을 본받으라고 한 것은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는 것이었다. 바울이 ‘나를 본받으라’고 한 것은 교만의 발로가 아닌, 자신이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로 산 것처럼 성도들도 살기를 바란 것이다. 교인들은 심오한 신학을 통해서가 아니라, 쉽고 본받아 흉내자신의 삶을 본받아 따라갈 수 있는 지표로 제시할 수 있었던 지도자의 모본이었다.

캘러한(Ken Callahan)은 경영자가 정책들에 사로잡혀 있고, 보스는 권력에, 조력자는 과정에, 카리스마적인 영감자는 다음에 일어날 묵시적인 사건에만 사로 잡혀 있을 때, 참다운 지도자는 그가 섬기는 공동체가 근본적인 삶의 갈망들을 이루어갈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 가려면 어떻게 도와야 하는가에 몰입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는 지도자이다. 수많은 교인들에게는 목자이며, 동역자 스탭들은 물론 성도 모두에게는 영적 지도자이다. 그런 입장에서 당신은 자신의 삶을 본받으라고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는가?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사역 기능적으로, 모든 면에서 그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많은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는 수련의와, 별(장군)을 따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수많은 장교들 못지 않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끊임없이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을 쳐서 복종시키면서, 모름지기 영적 리더십의 제요소를 구비하기 위해 우리의 기량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 신과3 200102057 김진영이 올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