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신학과 윤리

ㆍ작성자	이태규
ㆍ작성일	2001-12-07 (금)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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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뜨거워지는 '인간복제' 논쟁

생명의 존엄성이냐 의료기술의 신기원이냐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온 인간복제 논란이 최근 한 생명공학회사의 인간배아 복제 성공발표 이후 또다시 불붙고 있다. 인간복제의 발전수준과 실현 가능성 및 세계 각국의 규제 움직임을 살펴보고, 이를 둘러싼 종교-윤리적 찬반 논란을 집중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혁명인가 재앙인가. 미국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사의 최근 인간배아 복제실험 성공 발표를 계기로 복제기술 수준과 복제인간 탄생시기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년간 세계 과학계가 앞다퉈 인간복제를 강행하겠다고 공언하고 인간과 동물의 유전적 차이로 인해 인간복제가 동물 복제보다 쉬울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오고 있어 사상 최초의 복제인간 탄생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인간복제 연구실태=인간복제에 대한 우려가 촉발된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스코틀랜드 로스린 연구소가 사상 처음으로 생식세포가 아닌 체세포를 통한 동물복제에 성공하면서 인간복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현재 가장 왕성하게 인간복제 연구를 진행하는 곳은 미국의 파보스 자보스 전 켄터키대 생식의학과 교수와 이탈리아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체외수정 전문의가 이끄는 국제컨소시엄.
여기에다 외계인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믿는 미국 종교집단 라엘리안의 조직 클로네이드사는 ACT에 앞서 이미 인간배아를 복제, 포배(胞胚)로 키웠다고 주장해 논란을 부추겼다.
인간복제 방법은 연구팀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ACT 연구팀은 성숙한 난자에 영양을 공급하는 난구 세포의 핵으로부터 DNA를 채취, 이를 기증된 난자의 DNA에 주입했다.
지금까지 동물복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 방법은 성숙한 피부세포의 DNA를 유전물질이 제거된 난자에 주입해 전기충격 등의 방법으로 수정시킨 뒤 배아로 분열하는 과정을 거쳤고 안티노리-자보스 박사팀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인간배아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배아가 만들어지면 그 다음은 정자와 난자를 체외에서 수정해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시키는 인공수정 방법과 같다. 생명공학계는 이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 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대체세포로 키우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클로네이드는 사망한 아기의 세포핵을 기증된 난자에 삽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인간복제 기술은 4년전 영국 스코틀랜드의 PPL 세러퓨틱스사가 세계 최초의 복제양 둘리를 만들어낸 방법을 응용한 것이다.
◆복제인간 가능한가=가능론과 불가능론이 맞서고 있다.
안티노리-자보스 박사팀은 연내에 복제인간 배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ACT의 인간배아 복제 성공 주장이 사실이라면 복제인간 탄생도 어렵지 않다는 결론이다.
실제 미 오리건주 연구팀은 영장류인 붉은색 원숭이의 체세포를 복제, 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미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 의학연구소 랜디 저틀 박사는 8월29일 발간된 의학전문지 '인간분자유전학'에서 인간은 세포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동물보다 안정적이어서 인간복제가 동물복제보다 오히려 쉽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난 6월 미 하원 인간복제 청문회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인간복제 성공률이 '제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간보다 생식력이 3∼4배 높은 양의 복제성공률을 근거로 할 때 복제인간 1명을 탄생시키려면 1000번의 임신이 필요하며, 이중 999번의 임신은 유산, 조산, 사산, 기형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메사추세츠 고대 화이트헤드 생의학연구소 루돌프 제니 박사는 "복제인간이 태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며 태어나더라도 유전자 결함으로 대부분이 비정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동기자 kidong@sgt.co.kr
■인간복제 왜 하려하나/장기 등 생산 쉬워 난-불치병 치료에 획기적
법적-윤리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간배아 복제 연구는 왜 계속되고 있나. 인간 복제 연구는 의학적으로 난-불치병 치료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수 있고, 이는 곧 엄청난 경제적 실익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복제 연구가 인간의 꿈 '영생(永生)'을 실현시켜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한몫하고 있다.
인간배아 복제를 통해 얻어지는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면역이 강한 세포나 간, 심장 등 원하는 장기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특히 장기 이식만 하면 구할 수 있는 생명이 매년 수만명씩 꺼져가는 상황에서 인간배아 복제 연구는 난-불치병 환자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산업-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인간복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될 만큼 매력적이다. 미국 과학지 사이언스는 5∼10년후 인간 줄기세포를 이용한 시장 규모가 연간 3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과 일본 등 유전공학 선진국이 미국 ACT사의 복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미국 업체에 시장을 선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교육과학기술장관은 지난달 26일 "미국 정부가 인간배아 복제 문제에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이중적 도덕"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의학-산업계도 유전자의 의학적 산업적 이용을 허가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용주의 관점은 윤리 논쟁을 무마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배아를 생명체로 보지 않는다. 수정후 14일까지의 배아는 구체적 장기를 형성하지 않은 세포 덩어리에 불과하므로 이를 의료 목적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들의 논리로는 ACT사의 인간배아 복제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맹목적으로 인간복제를 영생의 수단으로 여기는 극단적 개체복제 옹호주의도 복제 연구를 부추긴다. 캐나다 종교집단인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지원을 받는 클로나이드사는 비밀장소에서 연말까지 복제인간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이를 강행하고 있다. 라엘리안 무브먼트측은 복제된 인간에 기억-인성과 같은 소프트웨어도 주입해 결국 영생을 실현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안석호기자 soko@sgt.co.kr
■종교-윤리적 논란/美-英 등 法 제정…의료목적만 인정
미국 ACT사의 인간배아 복제 성공 발표로 생명공학 연구의 한계에 대한 법적-윤리적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생명공학 선진국은 인간배아 복제를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서두르고 있고 종교계는 즉각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로마 교황청은 ACT사 발표 직후인 지난달 25일 인간배아 복제를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타르치시오 베르통 대주교는 "인간배아 복제가 줄기세포를 난자와 결합시켜 성공했다면 이는 배아가 창조된 뒤 폐기된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6일 "인간배아 복제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미국사회는 파괴하기 위한 생명을 키워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ACT사의 발표는 인간배아 복제 연구가 선을 넘어섰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은 과학의 이름으로 생명을 창조하는 윤리 영역을 침범한 데 대해 법률로 이같은 행위가 금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반(反)인간복제법안이 올해초 하원에서 통과됐다. 연방정부는 관련 연구기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상원에서는 그러나 이에 대한 규제법안이 마련되지 않았다. 더욱이 ACT사 같은 민간기업의 연구에 대해서는 법적 제재가 없는 상태다.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나라가 인간복제를 금지하고 있다. 영국은 출산을 목적으로 복제된 인간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면 최고 징역 10년에 처하는 내용의 긴급입법을 추진, 지난달 26일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켰고 하원에서도 곧 입법절차를 끝낼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인간개체 복제 및 배아 복제를 금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학 및 생명공학 산업적 측면의 중요도를 감안, 냉동배아에 대해 한시적으로 연구를 허용하는 내용의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이 내년초 임시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인간배아 복제를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하되 인간이나 동물의 다른 세포를 이용해 의학적 목적으로 연구를 하는 것은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석호기자 soko@sg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