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신학과 윤리

ㆍ작성자	장철한
ㆍ작성일	2001-12-05 (수)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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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드라마 위험 수위 / 조폭이 TV도 휩쓴다
TV 드라마의 ‘조폭 신드롬’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동생이 폭력배들을 동원해 친형을 납치하는 이야기가 주말 안방극장에 등장하는가 하면, 조직폭력배를 꿈꾸는 고교생도 나온다.
영화 ‘친구’가 불 붙인 ‘조폭 신드롬’의 부작용이 급기야 브라운관에서도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5일 저녁 방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극본 최윤정·연출 김용규)는 낚시터에 있는 철구(이종원)를 폭력배들이 다짜고짜 납치하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이어 밧줄에 묶인 철구가 집단폭행당하고, “회장님 분부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라”는 ‘조폭 대사’들이 오갔다.
이 납치극에는 극 중 동생인 덕구(정준)가 개입한 것으로 묘사됐다.
SBS TV 수·목드라마 ‘피아노’(극본 김규완·연출 오종록)는 아예 드러내놓고 깡패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부산 부둣가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조직 폭력배들 간의 배신과 음모를 주요 스토리로 설정, 회칼과 주먹을 휘두르고 피를 흘리는 장면들이 예사롭게 등장한다.
같은 방송의 주말극 ‘화려한 시절’(극본 노희경·연출 이종한)도 역시 이태원 ‘왕년의 주먹’인 유흥업소 사장 지호(강석우)가 명문대생 석진(지성)을 친동생처럼 챙기는 내용이다.
드라마에서 지호는 예전 건달이었지만 ‘남자다운 남자’로 미화된다.
극 중 고교생으로 나오는 철진(유승범)은 지호를 본받아 ‘멋진 건달’이 되겠다는 꿈을 꾼다.
이런 조폭 소재 드라마들은 ‘친구’ ‘신라의 달밤’ ‘조폭 마누라’ ‘달마야 놀자’ 같은 조폭 영화들의 흥행 포인트들을 한데 버무려놓은 것 같다.
폭력배들은 수시로 주먹과 칼을 휘두르며 상소리를 내뱉지만, ‘의리’와 ‘남자다움’으로 포장된다.
‘단순 무식함’에서 빚어지는 해프닝도 역시 조미료처럼 섞인다.
관객이 선택하는 영화와 달리 온가족이 보는 TV에서는 청소년들이 ‘조폭 드라마 홍수’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시청률 경쟁이 빚은 ‘선정적 소재주의’란 비판이다.
경실련 미디어워치 김태현 간사는 “조폭 영화가 뜨면서 한국영화의 다양성이 상실된 것처럼, 조폭 드라마는 TV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면서 “결국 눈요깃거리가 된다면 무엇이든 소재로 삼겠다는 제작진의 안일한 자세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2001년 11월 28일 조선일보 38면 문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