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신학과 윤리

ㆍ작성자	양해성
ㆍ작성일	2003-12-20 (토)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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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2
사형제도2.
- 정당한 제도로서의 처벌인가
부당한 제도로서의 살인 범죄인가. -

내용이 길어서 2부분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파일첨부보다 바로 보기가 나을 것 같아서요.

본론 - B. 신학(교리)적 반성 - 1.신학과 교회의 역사에 나타난 사형제도

3) 근세와 현대시대
근세에 접어들면서 먼저 등장한 것이 개혁주의자들의 사형에 대한 견해이다. 그 대표자로서 마르틴 루터 (Martin Luther)는 중세에 이론과 실제적인 면에서 특징적이었던 죄에 대한 콤플렉스를 없앤다. 여기에 마르틴 루터의 견해는 이왕국설(Zwei- Reiche -Lehre)에 근거한다. 또한 루터는 육체에 대한 형벌에 반대하고 이단자에 대한 사형도 반대하였다. 그러나 이 견해가 모든 개혁주의자의 견해는 아니었다. 쯔빙글리(Zwingli)와 칼빈(Calvin)은 이단자들에 대한 사형을 반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사형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루터에 의해서 발전된 논리를 반대하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이단자들이 세속의 공권력의 권위와 권한을 근본적으로 거부하고, 그로 인해 정치적인 사회에 지대한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이단자들은 제거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한동안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 비록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견해는 더 강력하게 유지되었다.
17세기에 이르러 마침내 사형에 대한 실제적인 반발과 근본적으로 문제시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이는 신학에 의해서가 아니라 계몽주의 철학에 의해서였다. 즉 사형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계몽주의의 변화는 사형을 정당화시키는데 있어서 바탕이 오히려 공권력의 형벌권을 문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의 인격에 대한 문제가 토론의 중심이 되는 변화를 초래한다.
밀라노의 한 법률가 체사레 베카리아 (Cessare Beccaria)의 저서는 전 유럽을 이론적인 논쟁으로 몰아넣었고, 이로 인해 사형을 반대하게 되는 계기를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사형은 인간성 존중에 있어서, 즉, 형벌에 처해진 자와 그리고 형벌을 집행하는 자 사이의 인간성 존중이라는 문제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여기에 폭력범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데 있어, 단지 사형으로만 보장될 수 없다는 의견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모든 철학자들이 사형에 반대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성 존중을 이유로 사형의 존치를 거부하는 계몽주의의 요구에 대해 칸트(I. Kant)와 헤겔(G.W.F. Hegel)은 논쟁을 제기하고, 이 논쟁을 통하여 사형제도에 대해 다음 시기를 위한 아주 중요하고도 새로운 근거를 제공하였다. 사형제도를 지지하는 칸트와 헤겔의 근본 이론은 개신교 신학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어 실제적으로 형이상학적 형벌이론이 나오게 되었다. 계몽주의의 영향 아래서 사형제도에 대한 철학자들의 입장은 대체로 일치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칸트와 헤겔이 철학자들에게 준 영향은 아주 큰 것이었다. 그 당시 비록 세속화된 상황이었지만, 칸트에게 있어서 정의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신학적 유산이 강하게 부각되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신앙을 고백하는 신학자들 안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근거를 통해서 사형을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이상주의에 대해 영향력이 있고 대표자였던 칸트와 헤겔이 사형의 지지자에 속하였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교회는 계몽주의의 형벌철학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19세기에 이르러서도 철학자들의 견해는 일치되지 않았고, 소수는 아니지만 신학자들 사이에서 또한 일치된 견해가 없었다. 그것은 당연히 사형을 지지하는 지금까지의 신학적 전통이 강하게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항하여 슐라이어마허(Schleiermacher)는 사형을 반대하는 견해를 나타내었고, 또한 슐라이어마허의 견해에 더하여 린센만(Linsenmann)은 사형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그의 사상에 주류를 이루는 내용은 사형 집행의 권한이 사회로부터 기인되는 것이 아니기에, 일반적으로 형벌의 성격이나 목적으로부터 간단하게 사형이 집행될 수 없으며, 위급한 경우에 한해서만 自衛적인 권한으로서 사형이 집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오늘날 윤리신학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20세기에 와서 칼 바르트(K. Barth)는 법적 수단으로서 사형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원칙적이고도 신학적인 반론을 제시하는데, 그의 이론은 개신교 신학자들 안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1951년 바르트는 자신의 저서 "교회 교의" 3권 4장에서 사형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면서 사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단호하게 나타낸다. "복음을 기준으로 해서 사형에 대해 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복음의 모든 것은 사형에 대한 반대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이론은 계몽주의 시대와 비교해 볼 때 새로운 그리스도론적인 견해를 나타낸 것이었다. 죄의 논쟁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사형의 긍정적인 역할을 주장하려는 것에 대해 바르트는 현상에 대한 사회적 분석에 있어서는 일종의 오류이며, 법철학적으로는 착오일 뿐만 아니라, 요컨대 신학적으로는 신성모독적인 주장이라고 하였다.
헤링(B. Häring)은 국가들이 두 가지 근본적인 근거에 의해서 사형제도를 폐지하였는데, 즉 사형제도가 博愛(박애)의 사상에 위배되며, 그리고 국가는 국민의 생명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교과서 "그리스도의 계명 (Das Gesetz Christi)" 제 2권에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헤링은 "공동선의 이익에 있어서 이 권한이 필수적으로 보는 한에서" 국민의 자유와 생명의 보호를 위해서 이 권한이 국가에게 주어진다고 서술한다. 전체적인 그리스도교 전통은 국가에게 사면 권을 부여하였으므로, 사형에 처하는 것이 반드시 의무는 아닌 것이라고 말하였다. " 나의 생각으로는 성서뿐만 아니라 이성과 그리스도교 전통에 의하면 국가가 사형제도의 권리를 무조건적으로 그리고 항상 집행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의에 대한 의미를 약화시키지 않는다면, 그리고 범죄의 빈도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헤링은 사형제도의 적용을 반대하는 주장을 한다. "왜냐하면 사형제도는 합당한 공동선에 기여함을 통해서 정당화되기 때문이다."아무리 관대한 형벌의 실행도 물론 무죄한 사람에게는 무자비한 형벌이 된다.
또한 헤링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에서 교회의 사형제도에 대한 견해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서술한다. 구약성서에서는 사형제도에 대해 찬성을 표명하고, 신약성서에서는 관대함과 비폭력을 지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사형제도의 역사는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강한 논쟁을 보여주고 있다. 무죄한 사람들의 생명을 부당한 방법으로 위협하는 테러리스트 그리고 다른 살인자들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논쟁은 사형폐지를 위한 논리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확실한 논리를 제시하지만, 그러나 헤링은 효과 있는 사전의 배려, 사회로의 복귀에 대한 노력, 더 나은 교육, 건전한 사회생활 풍토의 조성은 비상시를 제외하고는 생명의 존중을 위해 국가에 의한 사형 제도를 폐지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만약 다른 대책이 없다면 국가는 근본적으로 사형제도 집행의 권리를 가진다. 하지만 "사형제도의 집행이나, 혹독한 자유형과 같은 폭력적인 힘의 수단이 완전히 필요 없게 된다는 것은 고도의 문화와 진정한 권위의 표시이다." 그리고 그리스도교 영역에서는 항상 가능한 비폭력을 존중해야 하고, 근본적인 가치인 사죄, 용서와 구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본돌피(A. Bondolfi)는 20세기는 윤리학적 그리고 신학적 사고 영역에서, 또한 윤리적 정당성에 대한 판단이라는 관점에서, 사형은 마치 개인의 생명에 대한 국가의 폭력적 침해중의 하나로서 인식하려는 면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시대라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민감성은 윤리신학 교과서에서 사형에 대한 고전적 토론을 하는데 있어서 특별한 주의를 요하게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신앙적인 신조의 차이가 없을 때는 실제적으로 사형의 문제를 당연히 문제시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사형집행의 부당함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설명은 최소한 사회에 위험을 주는 사람을 처벌할 수 있다는 국가의 근본적인 사형 집행 권한은 거부되어질 수는 없다고 한, 교황 비오 12세의 견해에 대항하여 사형폐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캐나다, 미국, 프랑스 그리고 몇몇 국가의 주교단과 교회 협의회는 사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2. 사형 제도의 찬반 논쟁에 대한 신학적 입장에서의 조망.
사형의 존치를 지지하고 있는 다수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살인자는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여야 한다.’는 보복의 원칙과 그러한 자의 생존은 우리의 전을 위협한다는 사회 방위적 사고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러한 사고는 시대의 독보적 이데올로기인 경제 이데올로기와 야합하여 ‘국민의 법감정’이라는 불가침의 영역으로 성역화하기에 이르렀다. 구 유고에서 벌어진 상황을 묘사한 말로 “한사람을 살해한 사람은 감옥으로 가게 된다. 20명을 살해한 사람은 자신이 정신병자라고 주장하면서 정신병동에 수용된다. 그러나 200,000을 살해한 사람은 제네바의 평화회담에 초대된다.” 라는 문구가 있다. 이것은 응보의 원리에 기초한 동해 보복의 법칙이 국민의 법감정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서 나온 결과이다. 이러한 법감정을 근간으로 이루는 응보원리는 모순으로 가득 찬 현대사회에서 그대로 용납되어 적용되기는 너무 위험스러운 사상이다. 죄로 인해 사형당할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주님의 자기 비하를 우리의 신앙의 지표로 삼는 성육신 신앙으로 회복할 정화작업이 필요하다. 성령님의 함께하심의 역사는 새로운 길로의 도약을 위한 힘을 제공한다. 신학적 차원에서 첫째, 하나님만을 섬기라는 명령은 ’국민의 법감정‘이 하나님의 뜻보다 우리의 행위나 생각을 지배하는 것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둘째, 하나님의 창조행위는 오로지 하나님과의 관계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신 중심 적 사고로 우리를 인도한다. 인간들의 관점에서는 그 존재가치가 없어 보이는 존재라 할지라도 최종적 하나님에 의하여 판단되어야 한다. 셋째, 성육신 신앙은 자신이 보기에 존재가치가 없어 보일 정도로 보잘것없는 이들의 자리까지 낮아지고 자신을 비울 것을 요구한다. 넷째, 세상적인 대안이 마땅하지 않다는 이유로 자기 방어적이며 경제적 입장에서 응보의 원리를 채용하고 있는 이른바 ’국민의 법감정에 입각한 사형 제도를 무력하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음을 증거 한다.
성령의 역사는 우리로 자기 방어성과 경제제일주의를 극복하게 해 주는 초월적 사랑과 돌봄의 역사에 동참토록 역사하기 때문이다.

C. 윤리적 논의들과 그에 대한 반성
나날이 흉포, 지능, 조직화되어가는 오늘의 범죄 현실 속에서 사형제도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 논의의 타당성과 경제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사형제도의 폐지가 먹고 살기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 소수의 부류의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으로 현실과는 큰 괴리감을 가지는 이상주의적인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또한 사형제도의 폐지를 논한다는 것은 인간 사회의 기본적인 질서를 유지하여 주는 응보의 원리를 위반함으로써 사회 질서의 근본을 흩트려놓는 것으로 보여 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사형의 존치를 주장하는 이들의 이론이 뚜렷하기보다 국민의 법감정을 가장 주요한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
국민의 법감정이 전반적으로 사형 존치 론을 지지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서 언론 매체를 들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끔찍한 살인 사건은 언론 매체를 통해 생생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증오심이 우러나오게 되는데, 잔인한 사형 집행에 대한 정보는 전달되지 않고 극히 제한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사형제도 존치를 위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 사형 존치론 대 사형 폐지론.
국가의 제도로서 사형은 대체로 세 가지 논리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
첫째, 가장 오래되고 가장 원시적 이론으로서 개인과 사회를 자의적인 범죄로부터 보호하자는 데 그 논거를 두고 있다.
둘째, 보다 심오한 이론으로서 법을 어긴 자는 객관적으로 그가 받아야 할 마땅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근대 유럽과 미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론으로서 형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자기가 행한 것의 성격과 대면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개과천선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사회와 개인의 보호, 범죄에 대한 응보 그리고 범죄자의 개전을 그 목적으로 한다.
사형 제도의 존치론과 폐지론에 대한 법적 대응장치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사형제도의 폐지론을 위한 법적주장을 살펴보면,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헌법 제 10조)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 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군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 할 수 없다.”(헌법 제 37조)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제 12조1항)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제 37조)
이상에서의 헌법 법조문은 인간의 기본권인 생명권을 침해하는 사형제도는 헌법적으로 모순됨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한 12조 1항과 37조의 조문은 비록 법조문 안에 생명권에 대한 명시적인 조항은 없을지라도 신체의 자유의 본질적 핵심이 생명에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 폐지론자들의 주장이다.
이에 반해 사형제도 존치론을 위한 법적 주장을 살펴보면,
대한민국 대법원이 1963년과 1967년의 판결에서 “우리나라의 실정과 국민의 도덕적 감정 등을 고려하여 국가의 형사정책으로서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하여”, 1983년과 1987에는 “한편으로는 범죄로 인하여 침해되는 또 다른 존귀한 생명을 외면할 수 없고, 또 사회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하여 국가의 형사정책상” 사형 제도를 존치할 수밖에 없음을 선고하였다.
법은 현실과 이상이 만나는 교차점에 서서 현실적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만 그 동시에 법은 그것이 현실에 치우칠 때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하여서도 민감해야 한다. 현상유지로 빠져들기 쉬운 현실에의 관심은 결국 부 정의한 현실 세계를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가운데서 그 세계를 오히려 유지, 강화시켜 주는 체제 유지 적 보수주의의 첨병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법은 명시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법은 조금은 이상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본질적 원칙들과의 대화를 쉬지 말아야 한다.

1) 존치론자들의 주장
사형 존치론 자와 폐지론자 모두 생명의 존엄성에 관해 동의하고 있으나 이러한 측면에서 사형 존치론 자들은 더욱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해야 할 부담과 책임이 있다. 일반적으로 존치론 자들은 개인의 생명권보다 우선되는 것들이 철학적, 사회 윤리적, 경제적 이유들로부터 찾아진다.
존치론 자들의 구체적인 주장은,
첫째, 응보의 원리에 따른 동해 보복의 법칙에 합당하는 의미로써, 인간이 죄를 지으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사회 정의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요건이라는 것이다. 창세기 9장 6절과 출애굽기 21장 24-25절의 말씀을 이용하여 사형제도는 하나님의 사랑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며 국법에 의한 정당한 집행은 범죄성 살인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에 일치하는 주장한다.
둘째, 그와 유사한 흉악한 범죄를 예방하는 위협의 효과가 크다는 것으로써, 사형제도의 폐지는 곧 주요 범죄의 증가로 시작될 것이라는 의심을 갖는다. 오늘과 같이 범죄가 날로 지능화, 조직화되어가는 시점에서 사형제도 폐지란 흉악한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범죄율의 증가로 직결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초근의 여러 통계로 사형제도의 존속이 범죄율의 감소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존치론 자들도 인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이 곧 사형제도 폐지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사형제도 폐지의 효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더욱 그 제도의 존속이 필요한 것이라고 하였다.
셋째, 사회의 안전보장과 공공복리를 담보한다는 것으로써, 사형제도는 한 사람의 인간답지 못한 생명을 대가로 하여 집단의 생명과 공공복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형제도의 존치를 정당화한다. 사형은 사회의 안전과 복리의 보호 및 증진이라는 사회적 목표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넷째, 범죄자들의 장기간에 걸친 관리로 말미암는 납세자의 과도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의미로써, 오늘날 경제 이데올로기 시대에 모든 것이 경제성을 잣대로 판단되어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사형제도의 존치를 주장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자세로 여겨질 수 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한정된 재화로 생존하기 위하여 국가 경쟁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분야는 과감히 도태시켜야 한다는 시대사조는 사형제도의 존치를 더욱 지지하여 주는 역할을 하였다.
다섯째, 사형 폐지론자들이 사형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종신형보다도 사형 집행이 오히려 인도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영국의 인도주의적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에 의해 제기 되었는데 공리주의적 입장의 사형 존치를 주장하였다. 범죄행위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존재 가치가 없음을 입증하였기에 그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것이 오히려 인류애에 기초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사형이 무기징역보다 덜 고통스러운 형벌이기 때문이다.
이상 사형 존치론 자들의 주장은 인과 응보적인 정의 론과 사회계약론적이면서 사회 진화론적 관점과 경제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동해 보복사상이라는 뿌리 깊은 역사적 사회 통념을 기반으로 경제 안부주의에 입각한 공리주의가 사형 존치론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폐지론자들의 주장
생명의 존엄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생명의 생존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존치론 자들의 주장에 대해 현실적인 법집행과 사회적인 통념, 즉 ‘법감정’이 사형 존치론에 기울고 잇는 현실을 감안할 때 , 오히려 사형제도 폐지론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타당성을 설득해야 할 절박성과 책임성을 가진다.
첫째, 동해 보복적인 정의관에 대해서, 결코 이 시대의 정의관으로 자리 잡을 수 없는 원시적인 사상이라는 점을 폐지론자들은 지적한다. 폐지론자들은 사형제도가 집단 린치와 같은 것이라고 까지 주장한다. 국가라는 집단의 막강한 힘과 한 사형수라는 개인의 왜소함을 직시할 때,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별히 동해 보복적인 정의관은 정치적 동기로 인하여 국가나 집단의 차원에서 그 왜곡이 절정에 달하게 된다.
둘째, 범죄 예방을 촉진하는 위협의 효과에 대해서, 폐지론자들은 실제적 통계자료들을 인용하여 사형 제도의 폐지와 범죄율의 증가 사이에 아무런 직접적 연계성이 없음을 강조한다. 대부분 살인(62%)이 사형에 대한 두려움을 의식하지 못하는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발생하고 나머지 38%살인은 자신의 범행이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저질러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한 통계가 있다. 반복되는 사형 집행은 오히려 면역 효과를 발생시켜, 생명의 박탈에 대해 무감각하게 만듦으로써 결국에는 생명 경시 사상을 범사회적으로 조장하는 역할을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셋째, 안전보장 및 공공복리의 담보라는 주장에 대해서, 사형제도의 존속이나 폐지가 범죄율의 증가와 특정한 함수 관계가 없다는 사실은사형제도의 존속이나 폐지를 안전 보장 및 공공복리와 연계시키려는 것도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증거하고 있다.
넷째, 경제적이라는 관점에 대해서 이러한 입장에서 사형 존치론을 주장하는 이들이야말로 인간의 생명보다는 물질을 우선으로 하는 물질 위주의 경제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이 논리는 더 이상의 가시적 생산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노약자나 불구자의 운명 또한 같은 범주로 묶어버릴 위험에 처하게 한다.
다섯째, 인도주의적 견해에 대해서, 사형이 종신형보다 오히려 인도주의적 형벌이라는 견해는 오늘날 이르러 지지받을 수 있는 기반을 거의 상실하였다고 본다. 사형수와 종신형을 사는 이들의 삶의 모습을 실제로 관찰한 이들은 오히려 사형제도는 사형을 당하는 죄수의 생명권의 침해 일 뿐 아니라 사형 집행인이라든가 사형 선고인, 사형 집행 확인인 등의 인간의 존엄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것이 폐지론자들의 주장이다.

D. 교회의 실천
이상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의 사형제도의 정당성과 부정당성에 대한 논의들을 살펴봄으로써 정립된 의견을 밝히면, 사형제도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부당한 법적제도로서의 살인이다. 사형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죄를 처벌하고자 한다면, 그 제도를 통해 또 다른 살인이라는 죄악을 범하는 것과 같다. 생명의 시작과 끝은 인간에게 주어진 권한이 아니며 인류를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만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이다.
사형제도 폐지의 정당성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오직 하나밖에 없는 생명이기 때문이다.
둘째, 남용과 오판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오판으로 사형집행을 한 후에는 만회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무죄한 자의 생명을 보상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사형이 존재하는 한 독재자나 독재정권이 이를 남용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셋째, 구약의 사형에 대한 율법은 신약에서 예수님의 사랑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넷째, 사형은 범죄 예방이나 억지 책이 된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고, 그렇게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섯째, 약자들의 죽음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외층, 심지어는 인종상 소수민족이나 출신 계층이 좋지 않은 자들에게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여섯째, 사형집행 자체가 비인도 적이다.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사형은 너무 잔인한 방법으로 시행되었다.
일곱째, 사형제도의 폐지는 세계적 추세이다
여덟째, 사형대신 감형 없는 무기나 종신형으로 대치하고 피해자 측에 대한 응분의 보상책은 간구한 것은 피해자에 대한 인권적 측면에서 고차원적이며 유익한 방법이 될 것이다.
위와 같은 사항을 볼 때, 교회적 측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사형 폐지를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먼저 법제정을 통한 실천적 방법으로 사형제도의 완전 폐지를 위해 헌법위원회에 제소하여 인간의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와 생명권 침해임을 들어 위헌 판결을 내리도록 한다.
둘째, 수많은 형벌 법규를 폐지하는 번잡함을 피하여 사형 폐지 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하도록 한다.
셋째, 사형 제도의 폐지 이전에 사형 집행을 보류하게 한다.
넷째, 단계적으로 사형에 대한 법조문을 가급적 줄이고 사형 구형과 선고를 억제하며 사형수에게 재심의 기회를 폭넓게 열어주어야 한다.
다섯째, 모범 사형수에 대해서는 대통령 특사로 무기형을 감형토록 해야 한다.

Ⅲ. 결론
A. 맺는 말
지금까지 사형제도에 대한 성경적 역사적 신학적 윤리적 측면을 살펴보고 사형 제도에 대한 존치론 입장의 주장과 폐지론 입장의 주장을 살펴보면서 기독교적 시각에서 이 논쟁의 핵심과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 고민하였다.
물론 사형제도의 폐지론 입장에 돌아서면서 갖게 된 무거운 숙제는 사형 폐지론의 진정한 토대인 절대적인 생명의 존엄성은 매우 신학적인 전제 위에서 담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적인 사형 폐지론을 주장하려면 지금까지의 논리적, 신학적 주장보다 더 구체적인 대안의 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피해의식이나 동정표를 받기위해 발버둥치려는 자기 방어적 삶의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사랑의 구체화된 실천의 노력이 기본적으로 되어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경건의 실천적 삶은 결국 사회, 문화적 환경의 개선으로 범죄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사회 방위력을 높이며 수감자 및 출옥자들의 갱생을 위하여서도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등으로 구체화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다수의 국민이 함께 해야 할 일차적 책임은 사형 폐지론을 주창하는 것이다. 일반 재소자 및 소위 흉악범들과 자매결연 등의 사역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으로 인류를 구원하신 그 놀라운 복음 사역이 우리의 삶에 증인된 모습으로 드러나야 한다. 예수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사형의 폐지를 더욱 역동적으로 그러나 지혜롭게 주창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로써의 ‘사형제도 - 정당한 제도로서의 처벌인가
부당한 제도로서의 살인 범죄인가. ‘를 많은 자료와 문서들, 그리고 언론의 시각을 통해 살펴보면서 지금까지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비해 기독교인으로 얼마나 무관심해 있었는가를 반성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까지 그 존폐에 대한 입장은 민감하게 대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제도가 옳든 아니든 간에 많은 사람들의 통념 속에서 여전히 생명의 존엄성이 국가의 제도적 힘에 의해 충분히 다스려질 수 있고 그 제도가 인류의 안녕을 위해 정당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시각에서 과연 하나님께서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인간의 법적 기준으로 다스리도록 허락하셨는가 하는 것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위의 논의에 언급된 성경 구절 가운데 사형에 대한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하여 창세기 9장 6절 “무릇 사람의 피를 흘리면 사람이 그 피를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음이니라.”를 제시하며 사형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나는 이 구절이 얼마나 성경의 문맥을 잘 살펴보지 못하고 쉽게 판단해버린 실수인가를 지적하고 싶다. 이 구절이 나오기 전 5절 “내가 반드시 너희 피 곧 너희 생명의 피를 찾으리니 짐승이면 그 짐승에게서, 사람이나 사람의 형제면 그에게서 그의 생명을 찾으리라.” 이 말씀을 잘 살펴보면 생명의 피를 찾는 주체는 하나님이시지 다른 대상은 언급하고 있지 않다. 즉 모든 생명에 대한 판결은 피조물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에게만 속한 유일한 권한인 것이다. 우리가 성경을 볼 때 단순히 필요한 구절만을 문자적으로 그대로 수용하려고 한다면 시대와 역사의 흐름에 맞지 않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특히 한번 죽으면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생명에 대한 권리는 다른 어떤 것보다 더욱 신중하고도 두려운 마음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영적인 바른 안목을 가지고 깨달아야 하며 지금까지의 소극적, 또는 무관심으로 일삼았던 사회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바라보며 기도를 통한 외침의 소리와 용기 있는 행동으로 하나님이 이루길 원하시는 아름다운 세상을 지켜나가기 위한 주체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