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신학과 윤리

ㆍ작성자	김창섭
ㆍ작성일	2001-11-08 (목)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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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와 낙태문제
▣ 한국교회와 낙태문제 ▣

▣ 낙태-교회 <낙태문제> 침묵 너무 길다

수술 방조 심각…낙반연 등 단체 국회의원과 연대 모자보건법 개정작업 서둘러

추방운동에 교계 소극적…“생명존엄 강조 교회가 적극적 참여·관심 보여야”

“저는 20살의 여잡니다. 고민이 있어 이렇게… 답답하기만 하네요. 벌써 임신한지 7개월째. 이런 일은 처음이라 두렵기만… 어쩌다가 7개월까지 접어들게 되었어요. … 하지만 이럴 수밖에 없는 제 자신이 밉네요.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수술비가 얼마나 드는지 궁금두 하구요, 수술 후엔 얼마를 병원에 더 다녀야 하는 건지….”

“세상 빛을 한번도 보지 못하고 목숨이 차가운 수술기구에 의해 죽는 아기에게 정말 미안하고… 그냥 2주 후에 뱃속의 아가와 굿바이를 해야겠네요. 더 이상 아가를 가지고 아가와 안녕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면….”

“아이를 지우고 싶진 않지만 지금은 서로가 책임을 질 수 없기에 그리고 아직 어리기에 아이를 지우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전 4월 17일 수술을 받으러 갑니다.”

낙태반대운동연합(낙반연, 대표:김일수)이 올해 초에 개설한 홈페이지(www.prolife.or.kr)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200여 개의 글 가운데 이런 내용의 글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낙태에 대한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결국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낙태를 선택하고 있었다.

지난 해 낙반연이 거리에서 3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를 봐도 ‘낙태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다수(344명)였지만 1~2번 29명, 3~4번 5명, 4번 이상 1명, 무응답 5명으로 나왔으며, 이들 가운데 156명이 ‘절대 안된다’(156)고 한 반면 214명은 ‘경우에 따라 해도 되는 때도 있다’며 상황에 따라 낙태가 가능하다고 밝혀 아직은 낙태가 일반적으로 허용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낙태에 대해 관대한 현실은 낙태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낙태수술의 의료수가가 높아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수술을 거부하기가 어렵고, 근본적으로 모자보건법(제14조)이 법의 테두리에서 낙태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전성 질환, 전염성이 높은 전염성 질환, 근친혼에 의한 임신, 강간, 준강간에 의한 임신, 임신이 모체의 건강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사실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낙태를 요구한 경우 얼마든지 그것을 정당한 사유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허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법의 허점을 개정하기 위해 천주교에서는 2000년을 시작하며 ‘모자보건법 폐지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으며, 기독교계에서는 낙반연이 5월 한 달을 ‘낙태문화 추방을 위한 캠페인’ 기간으로 정하고 지난 5월 6일 모자보건법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이들 단체는 이미 지난 92년에 모자보건법을 모태로 하는 형법개정안 제135조(낙태허용법) 폐지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여 그 조항을 삭제한 선례가 있기에 이번 서명운동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최소한 낙태허용기준을 28주에서 20주로 앞당길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태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는 의원들이 등용돼 낙반연을 비롯한 관련단체들은 이들 국회의원들을 매개로 본격적인 모자보건법 개정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실제로 낙반연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송훈석 의원(새천년민주당)은 ‘범 국가적인 반낙태운동’ 전개를, 남경필 의원(한나라당)은 “산모 자신이 낙태의 심각성과 후유증, 부작용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함승희 의원(새천년민주당) 등 12명의 의원들이 낙태반대운동에 적극적인 후원과 참여의사를 밝혔다.

교회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 낙반연 관계자는 ‘낙태’에 대해 언급하는 교회가 많지 않음을 안타까워했다. 낙반연이 결성된지 6년이 됐음에도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서너 곳에 불과하다. 김현철 목사(목산침례교회)는 “하나님을 생명의 주인으로 신앙고백한 교회가 이 일을 하지 않고 침묵한다는 것은 자신의 신앙고백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교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했다.

낙반연 게시판에는 이런 노래가사도 올라와 있었다. 파우더 밀이라는 락밴드의 <이삭동이>라는 노래는 끔찍한 낙태현실을 비꼬아 고발하는 가사에 다음과 같은 후렴구가 붙여져 있었다.

“엄마 덕에 두 달만에 태어난 내 이름, 이삭동이. 아빠 덕에 두 달만에 태어난 내 이름, 이삭동이. 세상 덕에 두 달만에 태어난 내 이름, 이삭동이. 두 달만에 휴지통에 버려진 내 이름, 이삭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