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신학과 윤리

ㆍ작성자	김태우
ㆍ작성일	2001-05-25 (금)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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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전 ‘생태신학→생명신학’ 발전
[기타] 2001.05.09 (수) 11:00 국민일보

전 지구적 생태환경의 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교계와 신학계에도 생태계와 환경의 문제가 중요한 주제로 자리잡고 있다．이는 생태계의 문제가 단순히 삶의 질의 문제가 아닌,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들의 생존 자체가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파괴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는 절박한 상황을 인식한 결과다．

이미 지난 75년 나이로비에서 열렸던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회의에서는 60년대 로마클럽이 경고한 인류진보의 한계에 공감하고 생태계 문제에 대한 신학적 작업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바 있다．이후 신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생태계의 문제는 구약학 등 성서신학,조직신학 등 이론신학,기독교윤리학 등 실천신학 분야에서 꾸준히 확산돼왔으며,80∼90년대에는 유럽을 비롯한 영미신학계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다．

90년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교회협의회 정의·평화·창조질서의 보전(JPIC) 회의 등을 통해 신학의 중요분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된 생태신학은 그동안 당면한 생태계의 위기를 강조해야 하는가 혹은 생태계 위기의 원인을 기독교 내에 내포된 인간중심주의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또한 위기의 극복을 위해 인간중심적 세계관 자체를 바꿔야 하는가 아니면 인간의 청지기성 회복을 대안으로 제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를 거치며 발전해왔다．

이들은 특히 성서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연구 등을 통해 자연을 지배해왔던 인간을 탈중심화 시키고 자연의 치유와 보전을 위한 보조적 존재로서 인간의 역할을 재정의했다．이미 독일 튀빙겐 대학교의 위르겐 몰트만은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저서 ‘창조안에 계신 하나님’에서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 속에 생명을 주는 원인으로서 세계를 거룩하게 만들어가는 존재”라며 “청지기로서의 인간은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의 피조물을 잘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생태계와 창조질서의 보전을 창조교리와 삼위일체 구조 속에서 생각하려는 몰트만에 비해 미국의 과정신학자들은 “우주와 자연은 하나님과 모든 피조물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계속적인 과정”이라고 정의했다．따라서 인간 외적 실체들이 인간에 의해 어떻게 인식되든지 상관없이 그 자체로서 본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탈 인간중심적 견해가 이들의 주장이다．여기에는 미 클레어몬트대 신학부 교수를 지낸 존 캅,D.그리핀 등이 속한다．

이외에도 필요 이상의 물질을 쓰고 살아가는 등 다른 피조물들과 올바른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인간의 태도를 비판하며 기독교 자연신학의 필요성을 제기한 미국의 여성신학자 로즈마리 류터,태초의 창조를 완성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동역자로서의 인간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함을 강조한 독일의 조직신학자 도로테 죌레도 생태신학의 논의를 발전시킨 사람들로 꼽힌다．

이들의 논의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김균진 교수(연세대),이정배 교수(감신대) 등 일단의 신학자들이 활발한 저술활동을 통해 생태신학의 중요성을 부각시켜왔다．또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환경위원회,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의 꾸준한 학술활동과 더불어 최근 들어서는 각 교단별로도 생태계와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신학화 작업 및 범교단적 실천운동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생태신학은 생태여성신학(Eco-Feminism),영성신학 등과의 대화를 통해 더욱 폭넓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즉 21세기 들어 생명복제나 유전공학,신자유주의 질서 등 새로운 억압의 문제들이 대두되면서 이제 ‘생태신학’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제문제를 다루는 ‘생명신학’으로 확대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미정 박사(협성대 강사)는 “향후 생명신학은 생명존중에 대한 성서적 윤리를 견지하면서 생명공학 등 제반 과학 및 사상과의 대화를 통해 보다 다양한 인식과 논의를 추구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