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nano) 화학이란 장난감인 레고를 하나씩 배열해 완성도 있는 집을 짓고, 별 의미 없는 알파벳을 잘 배열해 멋진 문장을 만들듯모든 응용과학의 토대를 이루는 필수 학문입니다"

대한화학회 주최로 20~21일 한양대에서 열리는 봄 정기학술발표회 참석차 방한한 세계적인 나노화학분야 권위자 알리비사토스(Alivisatos) 미 버클리대 화학과 교수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나노화학에 대해 이같이 한마디로 표현했다.

알리비사토스 교수는 "나노화학 기술이 모든 응용과학의 근본"이라며 "국가적이고 세계적인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와 함께 미국의 3대 중점육성 과학분야중 하나인 NT(나노 과학기술)는 나노미터(㎚.십억분의 1m) 크기의 물체들을 만들고 나노미터 수준에서 그 물체들을 조작하는 과학기술을 통칭하는 말이다.

알리비사토스 교수는 "과학의 역사는 물질을 통제, 조정하는 것에서 시작했다"며 "나노기술이 현재 응용되고 있는 모든 물질 과학 분야의 기초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약개발의 경우 원자의 상위 단위인 분자에서 원자의 위치를 바꾸고 원자를 통제하는 것인만큼 이런 미세분야를 연구하는 나노화학의 발전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나노화학의 응용가능성에 대해 그는 "흔히 알려진 반도체칩뿐 아니라 인공장기개발과 같은 의학분야, 신소재개발, 태양에너지를 전환한 연료전지 등의 에너지분야와 같은 모든 종류의 물질분야는 나노에서 시작되고 통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비사토스 교수는 "나노화학분야를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에 따라 과학 선진국에 대한 성패가 달려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연구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정부의초기투자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의 나노화학에 대한 많은 논문들을 읽어봤다"며 "한국도 미국처럼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하며 미국과 공동연구를 하는 등 활발한 교류가있어야 할 것"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학회인 미국화학회 학회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알리비사토스 교수는 극미세 반도체와 세계에서 가장작은 트랜지스터 `풀러린'을 개발한 장본인으로 미 대통령이 주는 젊은 과학자상과미국 재료학회 대상 수상 경력이 있는 나노화학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