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신학과 윤리

ㆍ작성자	이대성
ㆍ작성일	2001-12-11 (화)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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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이 판치는 생활
[세계일보] 2001-12-07 (독자) 사설 06면 40판 1030자
[사설]욕설이 판치는 생활
한국인의 언어생활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가정 직장 학교 식당 지하철 등 도처에서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에 저속한 말과 욕설이 난무한다. 대화가 아예 욕설로 시작해서 욕설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관광 팸플릿에 한국을 동방예의지국으로 소개한 문구가 부끄러울 정도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국교민 두 명이 각기 다른 교민과 다투던 중 "죽여 버리겠다", "너 오늘 죽었어"라고 말했다가 협박 혐의로 체포된 사건도 우리의 저속하고 극단적인 언어문화를 드러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인데 미국 경찰의 과잉처벌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제 위험수위에 이른 욕설 사용에 대해 반성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인은 다른 민족에 비해 감수성이 풍부한데다 갖은 고난을 겪은 탓으로 한(恨)을 표출하는 욕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억눌린 감정의 폭발이란 점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 효과도 거둘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욕설은 오로지 분노와 증오, 원한을 원색적으로 드러내고 증폭시킴으로써 갈등과 분쟁을 조장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다.
특히 청소년들의 대화는 섬뜩한 기분이 들 정도다. 도저히 입에 담기조차 부끄럽고 잔인한 욕을 섞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순전히 욕과 욕으로 이어진다. 미국에선 '선 오브 비치(개새끼)', 일본에서는 바보-멍청이라는 뜻의 '바카야로(馬鹿野郞)'가 가장 큰 욕인 것에 비하면 갈수록 거친 욕설이 판치는 우리의 언어생활은 정상이 아니다.
욕설의 사용은 우리 언어문화의 천박한 수준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기성세대들이 크게 반성해야 한다. 특히 TV 만화 영화 등 대중매체에서 저속어와 욕설이 판치고 있는 것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TV의 자체 심의기구와 방송위원회는 청소년의 언어생활을 크게 오염시키고 있는 저질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감독활동을 철저히 해야 한다. 영화계도 폭력과 욕설로 점철된 조폭 영화의 양산을 막아야 한다. 부모와 교사, TV 등 매스컴 종사자들의 각별한 노력이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