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신학과 윤리

ㆍ작성자	이대성
ㆍ작성일	2001-12-11 (화)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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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잘해
[국민일보] 2001-12-07 (문화) 칼럼.논단 16면 01판 961자
[현장기자] 언제까지 “너나 잘해”소리 들을건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에 살 때의 일이다.새벽같이 차를 몰아 출근할 때면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신호등을 무시하는 차들이 많았다.어느날 참다 못해 신호 위반을 한 차량 옆으로 내 차를 바짝 대고 차문을 내린 뒤 따지듯 물었다.
“신호 좀 지키세요!”
그랬더니 차안의 운전자가 무슨 개미 철길 갉아먹는 소리냐는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한마디 쏘아붙이고 쏜살같이 사라져버렸다.
“너나 잘해!”
요즘 심심찮게 기독교계를 향해 쏟아지는 ‘너나 잘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느낀다.비기독교인들은 크리스천들로부터 딱히 꼬집을 만한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서도 정서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는 일이 흔하다.마치 지하철 안에서 “예수 천당,불신 지옥”이라고 전도하는 노방전도자들에 대한 짜증 같은 것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그들의 정서적 거부감은 출판 영화 언론 대중가요 등을 통해 수시로 드러나곤 한다.
영화 ‘달마야 놀자’를 보면서 비록 간접적이긴 하지만 기독교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을 또 한번 확인해야 했다.
기독교 소재의 대중 영화 ‘할렐루야’에서 기독교를 희화화한 것에 비하면 ‘달마야 놀자’는 단 한마디의 깐족임도 없이 폭력배들이 성불(?)하는 과정을 그렸다.
큰스님이 폭력배들에게 내준 ‘깨진 독에 물을 채우라’는 화두는 불교를 이해하는데 더없이 훌륭한 메시지였다.이처럼 영화들이 불교에 대해선 호의적인데 비해 기독교에 대해선 부정적이라는 느낌이다.
근래 어느 영화에서는 여신도와 목사의 불륜 장면을 넣고,드라마에서는 편협한 건 기독교인이라고 묘사하고,소설에선 회사에서 온갖 못된 짓 다하는 사람을 교회 가서 회개하는 인물로 그린다.
비기독인들의 이같은 그릇된 인식이 어디서 비롯됐느냐를 놓고 볼 때 당연히 기독인들에게 있다고 본다.절대 그들을 탓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가 자신들끼리만 똘똘 뭉쳐 물량화 세속화의 길을 걷다보니 ‘너나 잘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본다.
[전정희 종교2부기자 jhjeon@kmib.co.kr]